
경기 부천 원미경찰서는 현재 캐나다에 거주하는 미국 국적의 30대 초반 한국인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추적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이 남자는 이달 20일 오후 5시4분 부천시 원미구 상동에 있는 한국만화박물관 1층 상영관에 폭발물을 설치해뒀다는 허위 내용의 협박 전화를 112에 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남자는 원미지구대에 직접 전화를 걸어 “원한이 있는 사람이 행사장에 있다” 며 “사제 폭발물을 설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찰이 행사장을 수색한 결과 폭발물은 발견되지 않았다.
당일 한국만화박물관 1층 상영관에서는 오후 6시부터 제19회 부천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BIAF2017) 개막식 열릴 예정으로 축제의 홍보대사를 에이핑크의 박초롱이 맡았다.
이 남성은 발신자 표시 제한을 한 상태로 지구대에 협박 전화를 걸었으며 앞서 같은 날 오후 4시40분쯤 한국만화박물관에도 3차례 전화를 걸어 같은 내용의 협박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만화박물관 측에는 숫자 10자리 이상의 변조한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이에 경찰은 경찰은 KT 등 국내 통신사와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의 협조를 받아 당시 신고 전 화를 역추적했지만, 용의자의 확실한 신원은 파악하지 못했다.
그러나 경찰은 이 용의자가 국내 휴대전화 가입자나 공중·일반전화 사용자가 아닌 해외에서 인터넷 전화를 이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변조한 전화번호를 바꿔가며 사용했고 에이핑크 멤버가 참석할 행사장에 폭 발물을 설치했다는 협박 내용으로 미뤄 최근 잇따른 '에이핑크 협박범'과 동일 인물로 추정했다.
이달 19일에 에이핑크의 손나은이 참석한 동국대학교 행사장에서도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112 신고가 접수돼 행사가 20여 분 지연되는 소동이 빚어졌다. 앞서 지난 6월에도 한 남성이 서울 강남경찰서로 전화를 걸어 “에이핑크 기획사에서 나를 고소했다. 에이핑크의 소속사 사무실을 찾아 흉기로 멤버들을 살해하겠다”고 협박한 일도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부천에서 협박 사건이 있고 이틀 뒤 부산에서도 에이핑크 출연 공연장에 폭발물을 설치했다는 유사한 허위 협박 신고가 있었다”며 “모두 동일 인물 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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