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달 26일 정부세종청사 영상회의실에서 제35회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면서 화면에 가득 찬 장관들을 향해 따끔한 한마디를 던졌다. 당시 세종청사 영상회의실에는 농림축산식품부 차관과 식품의약품안전처장 2명만 참석했고, 서울청사 영상회의실에는 교육부·국방부·행정안전부·국토부 장관 등 16명이 참석했다.
일주일 뒤인 3일 오전 제36회 현안조정회의가 열린 세종청사 영상회의실에는 국토부·해수부·환경부·문체부·복지부·중소기업부 장관 등 참석자가 10명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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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현안회의 지난달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대부분 장관들이 서울에서 화상으로 참여하고 있다.(위 사진) 이에 이낙연 국무총리가 “소관부처는 대부분 세종에 있다. 현안조정회의는 세종에서 여는 걸 원칙으로 한다”고 따끔하게 지적했다. 그러자 3일 세종청사에서 열린 회의에서는 장관 대부분이 참석해 이 총리의 발언을 듣고 있다.(아래 사진) 세종=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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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참석자들이 이낙연 총리에게 인사하고 있다. |
이 총리는 평소에도 총리실뿐 아니라 전 부처 공무원들에게 ‘3일은 세종에서, 3일은 서울에서 근무’ 원칙을 강조하고 있으며, 스스로도 이를 지키고 있다. “서울 관저보다 세종 관저가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 행정수도 이전이 정부의 장기적인 목표지만, 청와대와 국회가 서울에 있는 상황에서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세종의 기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유다.
이와 더불어 내각의 ‘군기 반장’ 역할을 해 온 이 총리가 전 장관을 향해 따끔한 지적을 한 것은 정권 1주년을 맞는 시점에 공무원들의 ‘군기’를 잡는 의미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배재정 비서실장은 이날 통화에서 “(이 총리가) 세종 근무를 강조하는 것이 전체적인 공무원들의 역량을 끌어올리고 긴장한 상태에서 일하도록 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31일 취임 1주년을 맞는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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