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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공동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루비오 상원의원은 청문회에서 인도·태평양 사령관 출신의 해리스 지명자에게 북·미 정상회담에 따른 한·미 동맹 균열 가능성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루비오 의원은 “지금 발생할 수 있는 가장 심각한 위험 요소 중의 하나는 중국과 북한이 (한·미) 동맹의 틈새를 벌려 놓으려고 시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루비오 의원은 “향후 미국과 북한 간의 북핵 협상 과정에서 미군이 한국에 배치한 사드를 철수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어 우려를 표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루비오 의원은 또 “북한이 비핵화를 이행하기 전에는 대북 제재를 해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리스 지명자는 이날 청문회 답변을 통해 “우리의 한국에 대한 동맹 약속은 철통 같은 것이고, 변함이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지명자는 “우리가 하는 것은 동맹 차원의 결정이고, 이런 결정은 동맹국인 한국과 함께 이뤄진 것으로 (미국)이 일방적으로 결정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해리스 지명자는 한국에 배치된 사드 문제에 대해 “그것은 오로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 때문에 배치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사드가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중국 측 주장을 일축한 것이다.
해리스 지명자는 서면 답변에서도 “한·미 동맹은 지난 65년간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에서 평화와 안정의 기둥 역할을 해왔다”면서 “미국은 한국보다 더 좋은 친구와 파트너, 동맹을 찾을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지명자는 지난 2월 인도·태평양 사령관으로서 미 의회에서 증언하면서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사드 배치가 미국의 대한 방위 공약을 이행하는 확실한 증거라고 말했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이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중단 이유 중의 하나로 비용 문제를 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괌에서 폭격기 등이 한국으로 날아가 공중 폭격 훈련을 하고, 다시 괌으로 돌아오는데 막대한 비용이 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이 그 비용을 일부분만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현시점에서는 주한 미군 감축을 고려하지 않지만, 하루빨리 주한 미군을 본토로 데려오고 싶다”며 주한 미군 철수를 바라는 속내를 숨기지 않았다. 주한 미군을 철수시키려는 이유도 미군의 해외 주둔에 따른 비용이 너무 많이 들기 때문이라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4월 27일 취임 100일을 맞아 로이터와 가진 기자 회견에서 “한국이 사드 비용을 내는 것이 적절하다고 한국 측에 통보했다”면서 “사드는 10억 달러(약 1조 897억 원)가 드는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그때 허버트 맥매스터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간신히 뜯어말렸다고 워싱턴 포스트(WP)가 보도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서 사드 비용이 많이 든다는 이유로 이를 대북 협상 과정에서 또 하나의 카드로 쓸 수 있다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분석이다. 한국에 배치된 사드 비용에 관해서는 한국이 부지·기반 시설을 제공하고, 미국이 사드의 전개·운영·유지 비용을 대기로 양국 간에 약정이 체결돼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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