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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사이드] 광주형 일자리, '아우토 5000' 벤치마킹

입력 : 2018-07-14 13:01:00 수정 : 2018-07-14 10:5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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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낮추고 일자리 창출 골자 / 1999년 폴크스바겐·노조 협상 / 2001년 자회사 출범시켜 성공 / 금속노조 “이미 실패한 실험 / 임금 결국 올라 통합돼” 지적 “폴크스바겐이 독립법인을 만들어 실업자 5000명을 월급 5000마르크의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면 노조는 이를 수용할 용의가 있는가?”

1999년 독일 완성차 업체 폴크스바겐이 노조에 한 이 제안에서 ‘광주형 일자리’ 구상의 정신이 태동했다. 광주형 일자리의 핵심은 노·사·민·정 대타협으로 임금을 획기적으로 낮추는 대신 지역 일자리를 늘린다는 것이다.

13일 한국노동연구원이 광주시의 용역을 받아 작성한 ‘광주형 일자리 창출 모델’ 보고서에 따르면 폴크스바겐은 1999년 노조에 독립법인을 만들어 임금을 낮게 잡는 대신 일자리를 만드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아우토(AUTO) 5000’ 프로젝트를 제안했다. 폴크스바겐이 제안한 월급 5000마르크는 당시 기존 폴크스바겐이 임금보단 20% 낮으나 지역협약임금과 동일하고 독일 1인당 소득보다는 30%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

이 프로젝트의 배경엔 폴크스바겐 본사인 볼프스부르크 공장의 생산량·고용 감소 현상이 있었다. 1989년∼2001년 이 공장 생산량은 약 39%, 고용은 약 16% 줄었다. 당시 독일 실업률이 10%를 넘어섰고, 볼프스부르크 지역의 경우 실업률이 17%나 되는 상황이었다.

노조는 폴크스바겐이의 제안에 찬성 의사를 밝히며 협상을 시작했다. 근로시간과 관련 이견으로 자칫하면 협상이 결렬될 수도 있었지만 게르하르트 슈뢰더 당시 독일 총리의 중재로 협의점을 찾을 수 있었다. 2001년 독립자회사로 출범한 ‘아우토 5000 GmbH’는 2002년 미니밴 ‘투어란’ 생산을 개시했다. 이 모델은 2005년 미니밴 시장 27%를 점유했다. 이 성공에 힘입어 2007년 ‘티구안’ 생산에 들어갔다.

보고서는 “아우토 5000의 협상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노사 양측은 외부 인사·전문가 자문을 받았고 이 프로젝트가 깨지지 않도록 타협점을 찾는 데 노력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우리나라 노조는 아우토 5000 프로젝트에 대해 “이미 실패한 실험”이라고 평가한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서에서 이 사례를 언급하며 “7년 동안 이어진 노사 간 단체교섭의 결과 임금이 기존 정규직과 별 차이가 없어지자 결국 2009년 폴크스바겐 자회사로 통합했다”고 지적했다.

광주=김승환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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