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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야구팬이 본 특이한 '한국 야구 문화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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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8-24 15:50:47 수정 : 2018-08-24 15:5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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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는 본고장인 미국뿐만 아니라 일본과 한국에서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각 나라마다 독특한 ‘야구 문화’를 갖고 있다. 일본 야구팬은 한국 야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최근 일본인 프리라이터 나쿠이 리카(名久井梨香·여)가 한국 프로야구를 관전한 뒤 놀랍다고 여긴 ‘일본과 다른 10가지 특징’이라는 글을 통해 한·일 양국 야구 문화의 차이점을 소개했다.

그는 수개월 전부터 월 1회 정도 야구장을 찾아가 경기를 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하면서도 다른 나라 야구 사정은 몰랐다고 밝혔다. 지인으로부터 “프로야구가 인기 있는 나라는 미국과 일본, 그리고 한국”이라는 얘기를 듣고 “한국에서 야구가 있기가 있느냐”고 반문했다는 사실도 털어놓았다.

그는 한국 프로야구를 관전하기로 마음을 먹고 실행에 옮겼다. 한국프로야구 전문가의 설명을 듣고, 부산 사직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를 직접 관전한 이후 느낀 한국과 일본 야구의 차이점을 10가지로 정리해 이렇게 소개했다.

#특징 1. 한국 프로야구는 단일 리그제

=한국 프로야구는 단일 리그제로 10개 구단이 경쟁한다. 하지만 2군 리그는 남·북으로 나뉘어 양대 리그제로 운영된다. 일본의 퍼시픽리그처럼 지명타자 제도가 있다. (일본은 퍼시픽리그와 센트럴리그로 나뉘며 각 리그에 6개팀이 포함돼 있다. 퍼시픽리그는 지명타자 제도가 있고, 센트럴리그는 이 제도가 없다.)

#특징 2. 요코하마 스타디움을 본떠 지은 구장

=롯데자이언츠의 홈구장인 부산 사직구장은 일본의 요코하마 스타디움을 본떠서 만들었다. 좌석은 외야가 평범한 관객이 앉고, 내야석은 열광적인 팬이 앉는다. 그 외 간이 텐트와 테이블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캠핑존’이라는 좌석도 있다.

#특징 3. 구장 내 편의점이 있어 매우 편리!

=경기가 시작되기 전 구장 안을 돌아다니다 우선 놀란 것은 구장 내에 편의점이 있다는 점. 외부 장식은 일반 편의점과 똑같다. 하지만 들여놓은 상품은 페트병에 담긴 대용량 맥주만 가득! 맥주와 함께 플라스틱 컵도 대량으로 팔리고 있어 모두가 나눠 마실 수 있도록 돼 있다. 한국에서는 혼자서 놀러 가거나 식사를 하는 습관이 별로 없는 듯하며, 야구 관전도 그룹 관전이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이 맥주야말로 요긴할 것이다.

#특징 4. 코인 사물함도 있다

=편의점뿐만 아니라 코인 사물함도 구장 안에 설치돼 있다. 일을 끝내고 야구를 보러 와도 짐이 방해가 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에도 코인 사물함이 설치돼 있는 구장도 있지만, 사직 구장은 편의점도 있고 사물함도 있어 더욱 편의를 고려한 구장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특징 5. 야구 관전 때 단골 음식은 치킨과 맥주

=야구 관전의 즐거움 중 하나는 야구장 음식이다. 우선 눈에 들어온 것은 프라이드 치킨 가게. 야구 관전의 단골 음식은 치킨과 맥주라던데. 한국에서는 돼지고기 요리는 소주, 프라이드 치킨은 생맥주와 함께 먹는 것이 일반적인 모양이다. 그래서 곧바로 치킨과 맥주를 먹었다. 한국에서는 이 두 가지 음식을 합쳐 ‘치맥’이라고 부른다.

#특징 6. 플라스틱 컵에 담긴 맥주를 팔고 있다.

매운 맛 양념 치킨 덕분에 맥주가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져버려 더 마시기로 했다. 이번에는 편의점이 아닌 판매원으로부터 사 보기로 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한국 프로야구에서도 객석 내 판매원이 있다. 하지만 일본과 다른 점이 하나. 그것은 플라스틱 컵에 맥주를 넣어 팔고 있다는 것이다!

마시는 데 익숙하지 않은 플라스틱 컵이지만 맥주의 맛 자체는 문제 없다. 생맥주 서버를 등에 맨 판매원도 있는데 이것은 남성 직원의 역할인 듯하다. 한국인 남성은 여성에게 친절하다고 하는데 이것도 여성에게 무거운 맥주 서버를 맡기지 않기 위해서일까?

#특징 7. 구장 안에서 건어물을 굽고 있다!

=한국 야구 관전의 단골 음식인 ‘치맥’을 맛봤지만 이왕 한국까지 왔으니 다른 것도 여러거지 먹어보고 싶다. 그래서 다시 산책하며 돌아다니기로 했다. 놀라운 것은 구장 내에서 (오징어 등) 건어물을 굽고 있는 장면. 이것은 일본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광경이다! 역시 한국 최대 항구도시 부산. 해산물이 유명하다고 들었지만 설마 건어물을 굽고 있을 줄이야. 그 외에도 떡볶이와 보쌈 등 한국요리가 많이 팔리고 있었다. 디저트로는 일본에서도 붐이 된 팥빙수를 먹었다. 설마 구장에서 일본에서도 알려진 유명한 한국 요리를 먹을 수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일본에서도 초밤과 튀김을 구장 내에서 먹을 수 있다면 재미있지 않을까?

#특징 8. 프로 응원단이 있다

=한국에는 ‘프로’ 응원단이 있다. 일본에서도 2018년 시즌부터 라쿠텐 이글스가 구단 주도로 응원을 하고 있으나 한국의 프로야구에서는 프로 응원단이 있는 게 일반적이다. 프로 응원단은 그 이름처럼 급료를 받고 업무로 구장의 분위기를 띄우는 단체다. 사직 구장의 경우 프로 응원단 전용 무대가 1루석 측 좌석 앞쪽에 설치돼 있다. 그곳에서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이 퍼포먼스를 반복한다. 원정팀도 3루측 좌석 앞부분에 무대가 설치돼 있어 응원단이 분위기를 띄운다.

응원단은 경기 전과 이닝이 끝났을 때뿐만 아니라 시합 중에도 계속 퍼포먼스를 한다. 이 퍼포먼스를 보러 경기장을 찾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치어리더 중에는 모델이나 탤런트로도 활동하는 유명인도 있기 때문이다.

#특징 9. 비디오 판정 때 배경음악은 ‘명탐정 코난’

=관전 중 흥미로웠던 것이, 비디오 판정 때 배경음악이 명탐정 코난의 메인 테마곡이라는 점이다. 그 진상 파악을 압박하는 멜로디가 한층 야구장의 분위기를 띄운다. 게다가 다양한 각도에서 찍은 영상이 몇번이고 대형 화면에 표시된다. 이쪽 각도에서 보면 아웃인 것 같지만 다른 각도에서 보면 세이프 같은 그런 묘한 장면이 몇번이고 표시되고, 그때 양팀 관객은 흥이 오른다.
#특징 10. 빨간색 비닐 봉투를 머리에 쓴다!

경기가 끝나갈 무렵, 구장의 직원으로부터 관객에게 빨간색 비닐 봉투가 배포된다. 원래는 관전 중 발생한 쓰레기를 담기 위해 배포된 것이었으나 언젠가부터 비닐 봉투를 머리에 쓰고 응원하는 풍습이 생겼다고 한다. 이로 인해 응원이 더욱 달아오른다.

1-2로 롯데가 뒤지던 8회말 이대호가 대타로 등장해 적시타를 쳐 동점. 상대 투수가 1루에 있는 이대호에게 견제구를 던지자 관중들은 ‘마!’를 외친다. ‘마’는 금지를 의미하는 말이다. 야유로도 쓰이는 이 ‘마’를 외치는 소리가 구장 내에 울려 퍼지는 모습은 압권이다. 이것을 외치고 싶어 관전하러 오는 사람도 있지 않을까!?

이날 경기는 롯데가 2-3으로 져 5연패가 됐다. 하지만 구장 분위기가 나빠지지도 않았고, 팬들은 팀의 건투를 칭찬하는 것처럼 보였다.

#결론. 한국 프로야구가 인기인 것은 진짜였다

=한국의 프로야구가 인기 있는 것은 진짜였다. 그리고 한국에서도 관객을 즐겁게 하려고 프로 응원단과 장 내 음식 등 이것 저것 고심하고 있었다.

한국 프로야구 사정을 전혀 모르던 필자가 충분히 즐겼고, 그 나라 문화를 엿볼 수 있었던 것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관광지에서 흔한 ‘호객’도 구장에는 없어서 쾌적했다. 역시 스포츠 관전의 즐거움은 만국공통인 것이다. 해외에서 스포츠 관전, 빠져들 것 같다.

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사진= 핫페퍼 메시쓰우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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