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의 39주기 추모제가 열린 26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신(박 대통령)을 향해 침을 뱉던 제(김 전 지사)가, 이제는 당신의 무덤에 꽃을 바친다"라고 적으며 박 전 대통령을 비난했던 과거를 반성했다. 이에 김 전 지사의 과거에 대해 네티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전 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39년 전 오늘, 저는 출근길 지하철 바닥에 뿌려지는, ‘박정희 대통령 유고’ 호외를 보며 놀라면서도 한편으로는 민주화에 대한 기대가 컸다“며 글을 시작했다.
이어 김 전 지사는 “저는 고등학교 3학년 때 당신의 3선 개헌 반대 시위로 무기정학을 받았으며, 교련반대, 유신반대로 대학을 두 번 쫓겨났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경부고속도로가 히틀러의 아우토반처럼 독재 강화수단이라는 선배들의 가르침대로 반대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김 전 지사는 "놀랍게도 우리나라가 세계 5대 자동차 생산국이 되었습니다. 제철, 자동차, 조선, 중화학, 전자, 당신은 최고의 산업혁명가였습니다"라며 박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하면 된다'던 당신을 향해 '할 수 없다'고 침을 뱉던 제가, 이제는 당신의 무덤에 꽃을 바친다"라며 “당신의 꿈은 식민지시대의 배고픔과 절망에서 자라났지만, 역사를 뛰어넘었고, 혁명적이었으며, 세계적이었다”고 말하며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찬사를 보냈다.

한편 김 전 지사는 1970년부터 1990년까지 20년 가량을 노동운동을 한 운동권 지도자 출신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김 전 지사는 1951년 경북 영천 출신으로 대구 경북중학교와 경북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에 입학했고 대학에 입학한 해인 1970년 피복공장 노동자 전태일의 분실자살 사건이 발생했고 이에 분노한 김 전 지사는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1971년 부정부패척결 전국학생시위에 참여해 제적됐다. 서울대 제적 후 스스로 공장에 취업해 한일도루코 노조위원장으로 선출돼며 노동운동을 시작했다. 전태일 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을 지냈으며 구로동맹파업 참여로 구속된 후 서대문구치소에 이감됐다. 1985년 서울노동운동연합의 설립에 기여했고 1986년에는 인천 5.3 운동으로 체포됐다.
1980년대 노동운동계에 뛰어든 젊은 이들에게 김 전 지사는 운동권계 우상같은 존재였으며 과거 정의당 심상정 당대표는 JTBC '썰전'에 출연해 "김문수는 전설이었으며 운동권의 황태자이자 하늘같은 선배였다"라고 말하며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반대하는 김문수와 당시의 김문수는 연계될 수 없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운동권으로 활약하던 김 전 지사의 전향은 1990년대 들어 이루어졌다. 김 전 지사는 민중당 창당에 참여하며 시작됐다. 김 전 지사는 민중당 구로갑지구당 위원장을 지냈고 노동위원장에 선임된 뒤 14대 국회의원 총선거에 출마해 낙선했다. 1992년 노동인권회관 소장으로 추천된 후 노사관계진단팀장에 임명됐다.
1994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게 영입돼 민주자유당의 후신인 신한국당 공천으로 경기 부천 소사에 출마했다.
이후 제15대 국회의원에 당선 된 뒤 신한국당-한나라당-새누리당으로 이어지는 보수정당의 원내부총무, 노동위원장 등을 맡으며 3선 위원이 됐다.
2006년 경기지사에 당선됐고 2010년 재선에 성공했다. 2015년 초 새누리당 보수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대구 수성구 갑에 출마했으나 더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에게 득표율 37.7% 대 62.3%로 득표율 24.6%의 차이로 패해 낙선했다.
김 전 지사는 2016년 말 불거진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 이후 다수의 태극기 집회에 참여하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반대'를 외쳤으며 이후 활발한 SNS활동을 통해 현 정부 비판 발언을 이어나가고 있다.
한편, 김 전 지사는 자신의 전향에 대해 과거 다수의 언론을 통해 "1990년대 초 공산주의 국가들의 몰락을 지켜보며 당장의 급진적 사회주의보다 성장에 자원을 집중하되 복지도 함께 따라가야 한다는 온건론으로 노선을 선회했다"라고 밝혀왔다.
장혜원 온라인 뉴스 기자 hodujang@segye.com
사진=JTBC썰전·김문수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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