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이다의 유래 시드르를 아십니까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관련이슈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 디지털기획

입력 : 2018-12-01 11:07:21 수정 : 2018-12-01 11:07:21

인쇄 메일 url 공유 - +

사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 시드르(Cidre) / 일본거쳐 한국 들어오며 청량음료로 바뀌어 / 애플리즈 우리나라의 최초 시드르 생산 와이너리

한국애플리즈가 계약 재배하는 경북의 의성의 사과농장
콜라와 사이다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많이 마시는 음료수중 하나입니다. 그중 사이다는 일본과 우리나라에만 있는 독특한 청량음료인데 사실 원조는 따로 있습니다. 프랑스 노르망디로 이곳에서 나는 사과로 만든 스파클링 와인 시드르(Cidre)랍니다. 영어로는 사이더(Cider)로 부르죠. 알코올 도수는 보통 1∼6%로 가볍게 즐기기 좋은 스파클링이며 알코올 도수가 10%에 달하는 시드르도 생산됩니다.

양조방식은 포도로 만드는 일반 스파클링 와인과 비슷합니다. 사과를 압착해 즙을 낸뒤 발효과정을 거치는데 이때 뚜껑을 닫아놓으면 CO2가 와인에 녹아들며 자연 버블이 만들어집니다. 발효탱크의 뚜껑을 열어 CO2를 날려버리면 일반 스틸 사과와인이 나오게됩니다. 이 사과 와인을 증류한 것이 바로 깔바도스(Calvados)로 알코올 도수 40∼45도의 애플 브랜디입니다. 보통 2년에서 길게는 25년동안 오크에서 숙성해 다양한 등급의 깔바도스를 만날 수 있습니다.

애플리즈 시드르와 사과와인 한스 오차드
애플리즈 시드르
시드르는 노르망디를 비롯, 프랑스 브르타뉴, 샴페인의 고장인 상파뉴 아르덴, ‘프랑스의 정원’으로 불리는 루아르에서도 생산되며 이탈리아 피에몬테, 독일 프랑크푸르트, 스페인 북부 바스크, 영국, 벨기에 등 고품질의 사과가 재배되는 전세계의 다양한 곳에서 만듭니다. 독일에서는 알펠바인(alfelwein), 스페인에서는 사가르도(sagardo) 등으로 부르죠. 그런데 시드르는 1884년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사과향과 알코올을 빼버린 엉뚱한 청량 음료로 바뀌고 명칭도 사이다로 불려집니다. 미추야(Mitsuya) 사이다가 원조격인데 이런 방식의 음료가 우리나라에 건너와 구연산, 감미료를 넣고 탄산가스를 주입해서 만든 지금의 사이다로 자리잡게됩니다. 원래의 시드르와는 완전히 다른 일반 음료가 된 것이죠.

한국애플리즈 본사 사옥 전경
하지만 국내에서도 토종 시드르 생산자가 있답니다. 사과로 유명한 경상북도 의성에 있는 한국애플리즈입니다. 선대때부터 사과 과수원을 운영하는 집안에서 태어난 한임섭(66) 대표는 1999년 국내 최초로 사과브랜디를 선보였고 사과와인과 시드르도 생산하기 시작합니다. 한국산 시드르의 원조인셈이죠. 기계공학을 전공한 그는 프랑스 몽블랑 지역에서 엔지니어로 근무하던 1976년 지역 특산물인 사과브랜디와 사과와인을 마신 뒤 크게 감명해 국내산 사과로 세계적인 사과와인을 선보이겠다는 일념으로 오랜 연구끝에 토종 사과 와인 개발에 성공합니다. 

애플리즈 한임섭(66) 대표
사과와인 양조의 가업을 이어가는 애플리즈 한확 과장
최근 애플리즈 양조장에 직접 다녀왔는데 직접 재배한 사과 외엔 어떤 첨가물도 넣지 않고 사과 자체의 당분과 저온 발효로 사과 와인을 만들고 있습니다. 청명한 색깔을 띠고 신선하면서도 잘익은 사과의 풍미를 고스란히 담고 있어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사과와인 한스오차드는 부사 사과로 만드는데 알코올 도수 11도로 상큼하고 가벼운 풋사과향이 먼저 느껴지고 이어 사과꽃을 마시는 듯한 꿀처럼 달콤한 향이 어우러집니다. 농익은 사과의 아로마, 당도, 산도의 균형이 잘 잡혀 있고 특히 당도가 적당해 음식과 매칭이 잘 됩니다. 애피소드 애플 시드르는 알코올 도수 3.5%으로 부담없이 마실 수 있으며 부드러운 버블이 인상적이고 사과향이 길게 이어집니다. 새우, 호박, 감자, 고구마, 감자 등의 튀김류와 잘 어울립니다.

옹기에서 숙성중인 애플리즈 사과와인
10년 숙성된 사과와인을 병에 담는 한확 과장
애플리즈는 한국 와인의 품질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으며 매출의 90%에 수출에 나올 정도로 해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데 비결은 우리나라 전통 황토 옹기 숙성 덕분입니다. 씁쓸하면서도 떫은 맛이 날 수 있는 오크 대신 옹기에 숙성해 신선한 과일 본연의 맛을 잘 고스란히 잘 살렸습니다. 애플리즈는 올해 ‘찾아가는 양조장’으로 선정됐는 한해에 국내외 관광객 1만여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양조장에서 10년 숙성한 와인을 맛볼 수 있고 관광객들은 직접 와인을 병에 담아 코르크로 막고 캡실을 부착하는 과정까지 직접 체험할 수 있습니다. 특히 즉석에서 촬영한 본인 사진으로 레이블 제작해 병에 부착하는 와인을 구입할 수 있어 세상에서 하나밖에 없는 와인을 만드는 좋은 추억까지 덤으로 남길 수 있답니다. 

애플리즈는 매출의 90%가 수출에서 나올 정도로 해외에서 더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한 대표는 한국전통주수출협의회 회장도 맡고 있는데 2005년 미국 수출을 시작으로 일본, 호주 등에 사과 와인을 수출하며 미국 주류품평회 등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와인의 품질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애플리즈는 사과뿐만아니라 지역 특산물의 경쟁력을 높이려고 석류, 복숭아, 산수유 등 6가지 과일을 활용한 과실주도 선보이고 있습니다. 지역 농가에도 큰 도움을 주고 있는데 23개 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한 해 평균 사과 200t 이상을 수매해 농가 소득에도 기여하고 있답니다. 또 지역 관광과 연계한 특색 있는 체험 프로그램을 개발해 2016년에만 1만여 명의 국내외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지역 경제의 견인차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의성=글·사진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츄 '상큼 하트'
  • 츄 '상큼 하트'
  • 강지영 '우아한 미소'
  • 이나영 ‘수줍은 볼하트’
  • 조이현 '청순 매력의 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