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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무극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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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12-11 23:20:55 수정 : 2018-12-11 23: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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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영종도. 한자로는 영원할 영(永), 마루 종(宗)을 쓴다. 마루는 사물의 시작과 기준을 뜻한다. 인천 앞바다의 황량한 섬.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선 뒤에야 그곳이 바로 ‘영종’이라는 걸 알았다. 충청도에도 비슷한 땅 이름이 있다. 생극(生極)과 무극(無極). 음양가 입에나 오르내릴 법한 이름이다. 그곳에서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한참을 달리면 무극대가 나온다.

무극대는 미사일을 통제하는 군부대 이름이다. 북한이 탄도미사일 전력을 강화한 2014년 생겼다. 끝없는 창공을 나르는 미사일. ‘무극’이 딱 어울린다.

“적이 도발하면 언제라도 적의 심장부를 타격할 태세가 되어 있다.” 초롱초롱한 눈빛을 한 지휘관의 말이다. 야전 군인과 달리 엘리트 공학도에 가까운 인상이다. 우리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세력의 좌표를 빼곡히 입력해 두었을 것은 말하지 않아도 알 만하다. 이어 본 현무 계열의 미사일. 설명을 듣고서야 그의 말은 결코 빈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현무는 ‘오차 제로’ 미사일이다. 고구려 왕의 무덤을 지키는 수호신인 현무를 따 미사일 이름으로 삼았다. 검은 현(玄)에 굳셀 무(武). 현무는 나라를 지키는 ‘검은 무기’다. 2000년대 개발한 현무-Ⅱ, 사거리는 300㎞다. 현무-Ⅲ는 더 공포스럽다. 순항미사일로, 500∼1500㎞를 날아가 표적을 정확하게 타격한다. 오차는 없다. 거대한 크기에 놀랐다. 물어봤다. “우리 기술로 만들었느냐”고. 미사일은 물론 통제·발사 시스템, 컴퓨터화된 운반차량이 모두 우리 기술로 제작됐다고 한다. “100% 우리 부품만 사용했다고 할 수는 없다. 나사·볼트 같은 일부는 생산을 유지하기 힘들어 수입품도 있는 것 같다.” 또 물어봤다. “이것으로 북핵에 맞설 수 있느냐”고. 대답은 신중했다. “우리가 있는 한 함부로 우리 영토를 넘보지 못할 것이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 시험발사가 성공했다. 지난달 30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된 누리호 로켓은 화염을 뿜으며 지상 209㎞까지 날아갔다. 로켓 기술은 우주시대를 열고 있다. 불안한 동북아 안보. 로켓·미사일 기술이 북핵을 이겨내는 지렛대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강호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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