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톡홀름 북·미 실무협상이 결렬된 가운데 북한이 중국·러시아와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전통적 우방과 친선관계를 과시하며 추가 협상에서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북한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15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김수길 북한군 총정치국장이 14일 방북한 먀오화(苗華) 중국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정치공작부 주임과 만나 회담했다고 전했다. 지난 8월 김 총정치국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군사대표단이 중국 베이징에서 먀오화 주임과 장유샤(張又俠) 중국공산당 중앙군사위 부주석 등을 만나 군사협력을 논의한 지 두달여 만에 양국 군 수뇌부가 다시 만난 것이다. 김 총정치국장과 먀오 주임은 북한과 중국 군부의 핵심 인물로 앞서 6월20일 평양에서 열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시진핑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도 배석했다.
북한과 러시아 사이에도 비슷한 기류가 포착된다. 지난 4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북·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8월 알렉산드르 포민 러시아 국방차관이 방북한 데 이어 이달 말에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평양에서 노광철 인민무력상을 만나 회담하는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 대표단은 2015년 8월과 2017년 12월에도 방북하며 북한군과 정기적으로 교류해 왔지만 몇달 사이 국방부 장·차관이 연달아 방북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앞서 7월에는 노 인민무력상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대표단이 모스크바를 방문해 포민 국방차관과 회담을 했다. 8월에는 북한 인민군 군악대가 처음으로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세계 군악축제에 참가했다.
이날 조선중앙통신은 북·중 군 수뇌부 회담 결과를 전하며 “조중(북·중) 친선 수호는 두 나라 군대의 의무”(김수길 총정치국장)와 “피로써 맺어진 중조관계”(먀오화 주임)라며 양국 관계를 과시했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방북 길에 중국도 방문할 계획으로 알려져 북·중·러 3국 간 안보분야 협력 논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조병욱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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