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뉴욕에서 유대인을 겨냥한 공격이 또다시 발생하면서 ‘반유대주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현지시간) 오후 10시쯤 뉴욕주 록랜드 카운티 몬시에 있는 한 유대인의 집에 복면을 쓴 한 남성이 침입한 뒤 흉기를 휘둘러 5명이 다쳤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이 중 6차례나 칼에 찔린 1명을 포함해 2명이 중태에 빠졌다. 몬시가 있는 록랜드 카운티는 주민의 3분의 1가량이 유대인들로 이날은 유대교 최대 명절인 하누카를 맞아 100여명이 행사에 참석하고 있었다.
용의자는 범행 직후 자신의 차를 타고 도주했으나 사건 발생 2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용의자 그래프턴 토머스(37·사진)는 법원의 기소 인정여부 심리에서 살인미수 등의 혐의를 일절 인정하지 않았다. 다만 그의 가족과 지인들은 그가 과거 정신질환을 앓았다고 미 언론에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반유대주의 범죄’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29일 트위터에 “우리는 모두 뭉쳐서 사악한 반유대주의 재앙에 맞서 싸우고 대적해 이를 근절해야만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간밤에 뉴욕 몬시에서 벌어진 반유대주의 공격은 끔찍하다”며 “피해자들이 조기에 완전하게 회복하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유대인 국가인 이스라엘도 이번 폭력사태를 규탄했다. 이스라엘 언론들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주례 내각회의에서 “하누카 도중 발생한 반유대주의와 잔인한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 현상(유대인 겨냥 공격)을 없애기 위해 지역 당국과 어떻게든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뉴욕 일대에서는 반유대주의 폭력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10일 뉴저지주 저지시티에 있는 유대인 음식 전문 상점에서 총격이 벌어져 6명이 숨졌고, 지난달에는 몬시에서 유대교 회당에 가던 한 남성이 길에서 흉기에 찔려 크게 다쳤다. 이를 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백인우월주의 정책이 반유대주의와 이에 따른 증오 범죄를 확산하게 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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