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22일 ‘지구의 날’이 다가오며, 환경친화적인 나무와 식물성 소재의 제품이 각광받고 있다. 목재를 쓰는 것이 오히려 환경을 훼손한다는 시각도 있었지만 최근 산림청 '벌채 관련 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82%가 목제품 생산을 위한 벌채가 필요하다고 답변하는 등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 실제로 병충해에 약하고 주위 나무를 병들게 하는 고령의 나무를 벌채해 목재로 활용하고 어린 나무를 심으면, 탄소 흡수 기능이 극대화돼 지구 온난화 극복에 도움이 된다. 지구를 숨쉬게 하는 친환경적인 목재 및 식물성 소재 사용을 늘리고 있는 각 업계 사례를 소개한다.
자연친화적인 소재에 항균력과 내구성, 세련된 디자인까지 갖춘 나무 도마가 인기를 모으고 있다. 49년 전통의 주방생활용품 기업 ㈜코멕스산업(코멕스)의 ‘소나무 숲에서 온 도마’는 천연 소나무에서 추출한 우드페이퍼 48장을 압축해 만든 자연친화적인 제품이다. 세련된 우드 컬러와 디자인으로 플레이팅 및 서빙 도마로 활용하기 제격이다. 테두리 홈이 있는 앞면이나 심플한 디자인의 뒷면으로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 연출할 수 있다. 황색포도상구균, 살모넬라균 등 항균테스트를 완료했으며, 내열 온도가 175℃로 높아 식기세척기 사용 및 열탕 소독이 가능해 위생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도마의 밀도가 일반 원목도마보다 조밀해 내구성이 뛰어난 것은 물론 색과 냄새 배임에 강하고 건조 또한 빠르다. 대·중·소 3가지 사이즈로 출시해 다양한 재료 손질부터 음식 플레이팅까지 상황에 맞게 사이즈 선택이 가능하다.
플라스틱 개발로 소재가 변경됐던 장난감도 친환경 트렌드가 각광받으며 다시금 나무 소재로 제작되기도 했다. 레고그룹이 선보인 목각 미니피규어 ‘레고 오리지널(LEGO ORIGINALS)’은 북유럽 디자인회사 ‘룸 코펜하겐’과 협력해 제작됐다. 올드 레고에 대한 정취와 디자인적 미학으로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사랑 받고 있다. 레고그룹 첫 번째 장난감은 나무로 제작됐으나 2차 세계대전 여파로 목재 수급이 어려워지자 플라스틱 장난감으로 방향을 완전히 전환해 오늘날에 이르렀다. 레고 오리지널 목각 미니피규어는 최고의 품질을 최우선시한 레고그룹 설립자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의 이념에 따라 국제산림관리협의회에서 인증 받은 프리미엄 오크 나무로 제작됐다.
플라스틱 빨대를 대체하기 위한 대안빨대도 각광받고 있다. 욜리코리아의 대나무 섬유 빨대 욜리는 기존 종이 빨대의 단점을 보완한 친환경 빨대다. 100% 생분해되는 대나무 섬유로 만들어졌으며 음료에 담겨 있으면 형태가 금방 흐트러지거나 본래 음료 맛을 저해하는 등의 취약점을 보완한 대체품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또 반영구적인 스테인리스 빨대나 최근 개발된 우뭇가사리 빨대와 달리 위생이나 편의성 측면에서 강점을 가진다. 대만에서 20년 이상 연구 개발해 탄생한 이 아이템은 자연 원료로 식물 섬유 건식 공법을 적용해 만들어 플라스틱과 색소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자연 환경에서 약 95일이 지나면 생분해가 가능하고 연소시 독성 성분을 배출하지 않는다.
아이가 사용하는 유아용품도 환경친화적인 제품을 선택해 어릴 때부터 지구 환경 보호에 대한 관심을 자연스럽게 심어줄 수 있다. 육아생활용품 브랜드 마이비는 친환경 소재인 바이오매스 합성수지를 사용한 ‘사탕수수로 만든 키즈 양치컵세트·키즈치실’을 선보였다. 3세 이상 어린이의 치아 특성을 고려하여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됐다. 마이비가 사용한 사탕수수 바이오매스 합성수지 소재는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지구 환경오염 감소’ 및 ‘유해물질 감소’ 사유로 환경표지 인증을 받은 소재이다. 생산과정에서 일반 플라스틱 대비 이산화탄소(CO2)를 최대 70%까지 줄여주어 지구 환경을 보호하는데 도움을 준다.
유통업계에서는 택배박스에 사용되는 비닐 포장재와 충전재도 종이 소재로 변경해 지속가능한 유통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지난 해 9월 100% 재활용 가능한 종이로 모든 포장재를 전환하는 친환경 프로젝트 ‘올페이퍼 챌린지’를 시작한 직후, 새벽배송의 냉동상품 포장재를 스티로폼에서 종이박스로 바꾸고 상품 파손을 막기 위해 사용하던 비닐 충전재 및 비닐 포장도 종이 포장재로 변경했다. 또한 상온, 냉장, 냉동 등 모든 종이 박스와 종이 충전재, 종이봉투 등을 FSC 인증된 제품으로 교체해왔다. 비영리단체인 국제산림관리협의회가 만든 FSC인증은 산림의 생물 다양성 유지 등 10가지 원칙과 56개 기준을 가진 국제인증으로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종이와 상품에 부여되는 친환경 인증이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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