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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매출 절벽’…산업 전반 동반 부실, 실직자 넘쳐나 [김현주의 일상 톡톡]

입력 : 2020-04-23 15:58:00 수정 : 2020-04-23 15:5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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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운용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해야 / 정부, 5차례에 걸친 비상경제회의 통해 총 240조원대 민생·기업 구제 패키지 발표 / 민간경제 무너져 사회 존립 기반 일자리 증발시 정부 재정이 최후의 보루 / ‘팬데믹 장기화’ 기업 부실화, 실업자 증가 가속도…재정 씀씀이 정비해야

코로나19 사태가 반영된 우리 경제의 첫 종합성적표는 암울한 수준이다. 하지만 경제 하강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으로 국경폐쇄와 이동제한 등의 '대봉쇄'가 장기화하면서 소비와 서비스업에 집중됐던 충격이 생산과 수출, 제조업, 투자 쪽으로 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 절벽으로 산업 전반이 동반 부실에 빠져들고 있으며, 실직자가 넘쳐나고 있다. 현실은 냉혹하고 미래는 불투명하다. 관행과 통념, 전통적 위기관리 매뉴얼로는 이 난국을 헤쳐 나아가기 어렵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을 -3.0%, 우리나라는 -1.2%로 각각 예상했으나 이는 하반기 글로벌 경제 정상화를 전제로 한 것이다.

 

우리나라와 중국을 제외한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세계 주요 경제권이 여전히 코로나바이러스의 늪에서 허우적대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낙관적 전망이다.

 

경제 운용은 최악의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다섯 차례에 걸친 비상경제회의를 통해 GDP의 10%가 넘는 모두 240조원대의 민생·기업 구제 패키지를 내놨다.

 

위기에 취약한 저소득층과 자영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은 물론 한계에 몰린 대기업에 이르기까지 재정과 금융을 동원해 안전망을 펼쳤다.

 

민간 경제가 무너져 사회의 존립 기반인 일자리가 봄눈처럼 증발하는 상황에서는 재정이 최후의 보루일 수밖에 없다.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용도의 2차 추가경정예산에 이어 3차 추경까지 예고했지만, 이 게 다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정부는 22일 5차 비상경제회의에서 40조원의 기간산업안정자금과 함께 긴급고용안정에 10조원 등 모두 90조원대의 추가 대책을 발표했지만 팬데믹의 장기화로 기업의 부실화와 실업자 증가에 속도가 붙으면 턱없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재정 씀씀이를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충격에 한국경제가 1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했지만, 전문가들은 1분기보다 2분기를 걱정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한다.

 

1분기에는 코로나19 충격이 민간소비와 서비스업생산에 반영됐는데 2분기부턴 수출과 제조업생산 전반으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분기 한국경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유례없이 경제활동 전반이 위축되는 상황을 경험했다.

 

민간소비(-6.4%)와 서비스업 생산(-6.2%)이 급감했다.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나쁜 수치다.

 

특히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6.5%), 의료보건 및 사회복지서비스업(-5.2%), 문화 및 기타서비스업(-6.2%) 등 민생경제와 밀접한 분야에 충격이 집중됐다.

 

서비스업보단 나았지만 제조업(-1.8%)도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안전하지 못했다.

 

그나마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직전까지 작년 4분기 이후 반도체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와 수출이 회복세를 타고 있었던 게 타격을 어느 정도 상쇄했다.

 

정부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예산을 조기에 쏟아부으면서 정부소비가 1분기 성장률을 0.2%포인트 끌어올렸다.

 

당초 시장 안팎에선 작년 4분기 정부소비의 성장기여도가 1.0%포인트에 달한 게 기저효과로 작용해 올해 1분기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진짜 문제는 코로나19 전 세계로 확산한 2분기 이후 경제

 

문제는 코로나19의 세계 각국 확산이 2분기 이후 본격화했다는 점이다.

 

국내 상황만 두고 보면 2분기 민간소비는 1분기보다 개선될 여지가 있는 게 사실이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속한 영향으로 지난달 말 100명을 넘나들던 하루 신규 확진자는 이달 중순부터 20명대 밑으로 떨어졌다.

 

아직은 방심하긴 이르지만 주말이나 연휴 전국 관광지의 숙박업소 예약률이 치솟는 등 시민들의 나들이도 조심스럽게 재개되는 분위기다.

 

2분기 들어서는 1분기의 '소비 충격'이 다소 완화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그러나 중국을 제외하면 주요 수출상대국인 미국, 유럽 등은 감염병 확산세가 늦게 시작돼 거센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수출 판로가 막히는 것은 물론 공장 '셧다운', 이동 통제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붕괴하면서 수출 제조업 전반의 타격이 2분기부터 본격화할 개연성이 크다.

 

이달 1~20일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6.9% 급감했다. .

 

수출 감소는 반도체(-14.9%), 승용차(-28.5%), 석유제품(-53.5%), 무선통신기기(-30.7%), 자동차부품(-49.8%) 등 주요 수출품목 전반을 망라했다.

 

코로나19의 파고가 서비스업을 넘어 주력 수출 제조업에까지 미친 것이다.

 

◆하반기 경기 전망 불확실성 커져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비 측면은 2분기 들어 다소 완화하거나 다른 나라보다 먼저 벗어날 수 있을지 모르나 수출과 생산 측면은 2분기 들어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불확실하고 코로나19가 재확산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정부도 이를 고려해 정책 여력을 사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민간소비는 추가 악화가 크지 않을 듯하지만, 수출이 코로나19 영향을 본격적으로 받으면서 2분기에도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이날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작년 말부터 잠시 이어졌던 투자·수출 회복세가 1분기 성장세 둔화를 다소 완충해 준 측면이 있지만 2분기부터는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하면서 실물·고용충격이 확대될 우려가 점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2분기에도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면서 연간으로도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란 게 경제전문기관의 예측이 나온다.

 

앞서 IMF는 지난 14일 세계경제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를 맞았다며 올해 한국의 성장률을 -1.2%로 전망했다.

 

다만, 미국(-5.9%), 일본(-5.2%), 독일(-7.0%), 영국(-6.5%), 프랑스(-7.2%), 이탈리아(-9.1%) 등 주요국들이 모두 큰 폭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IMF는 내다봤다. 주요20개국(G20) 가운데선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 하락 폭이 가장 작았다.

 

◆코로나19 사태, 소비자 소비행태 ‘비대면’ 방식으로 급변

 

한편 중소기업연구원은 주요 중소기업과 관련한 주요 경기 지표들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해 상당히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중기연은 23일 발표한 '4월 KOSBI 중소기업 동향' 보고서에서 중소기업 취업자, 중소기업의 제조업 평균가동률, 중소제조업의 자금 사정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지난 3월 중소기업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28만1000명이 감소했다. 중소제조업의 3월 자금 사정(SBHI) 역시 전년동월대비 10.1포인트 감소했다. 중소기업 제조업의 평균가동률(2월) 역시 69.6%로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이었다.

 

중기연은 "3월 이후 코로나19 감염증이 미국과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확산된 점을 고려할 때 향후 경제지표의 추가 악화 가능성 및 불확실성 증대 위험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앞으로 중소기업 관련 경기 지표가 더 악화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기연은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체감경기 역시 최악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소상공인의 3월 체감경기는 전년동월대비 43.5포인트 하락, 세월호 참사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또 전통시장의 3월 체감경기는 전년동월대비 모든 업종에서 하락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확산으로 인한 ‘비대면’ 소비 증가로 쿠팡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온라인 거래는 농축수산물, 음식, 생활용품 등을 중심으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2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11조 9618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24.5% 증가했다. 특히 △농축수산물(103.7%↑) △음식서비스(82.2%↑) △식음료품(71%↑)△생활용품(52.8%↑) 등을 중심으로 급증했다.

 

구체적으로 온라인 거래 중 인터넷 쇼핑은 3조8182억원, 모바일쇼핑은 8조1436억원을 기록했다. 각각 전년동월대비 12.4%, 31.1%씩 증가했다.

 

중기연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소비자들의 소비행태가 비대면 방식으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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