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지역 클럽과 주점을 잇달아 방문한 대구 10대 남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보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부산시는 25일 ‘코로나19 대응상황 브리핑’에서 대구 확진자인 A(19)군이 지난 17일과 18일 부산을 방문한 것으로 역학조사 결과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A군은 17일 SRT를 타고 오후 9시 20분 부산에 도착해 오후 11시 40분 부산진구 1970새마을 포차를 방문했다. 18일 오전 2시에는 서면 클럽 바이브에서 1시간 40분간 있었다.
이날 오후 4시 30분에는 서구 송도해변로 청춘 횟집에서 식사한 뒤 무궁화호를 타고 대구로 귀가했다. A군은 부산 방문 사흘 뒤인 20일 인후통·두통·설사 등의 증상이 발현했고, 23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는 입대를 앞두고 주말을 즐기기 위해 부산을 방문했으며 23일 포항 군부대 입대 과정에서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17일은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으로, 정부가 클럽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휴업을 권고했었음에도 운영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비판이 나온다.
밀폐 된 유흥업소에서 집단감염의 뇌관이 되거나 될 뻔했던 사례가 있었다. 서울 강남의 한 대형 유흥업소 종업원인 강남구 44번 확진자 B씨(36·여)가 업소 관계자·손님 등 114명과 접촉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접촉자들은 검사 결과 다행히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밀폐된 공간인 유흥업소 같은 공간에서 장시간 머물면 여전히 바이러스 감염이 취약하다. 이 가운데 정부는 지난 19일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부 제한을 완화하면서 종교시설과 유흥시설, 생활체육시설, 학원 등 등 4대 밀집시설에 대한 행정명령 수준을 운영중단에서 운영자제 권고로 낮추었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수위를 낮춘 뒤 유흥업소들이 속속 영업을 재개하고 있어 자칫 방역 에 구멍이 뚫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계속해서 제기된다. 문제는 A군은 부산을 방문했던 17일이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이 종료될 예정이었던 19일 이전 이었다.
부산시 관계자는 “A군이 이용한 숙박 시설이나 다른 식당은 내부 CCTV를 통해 밀접 접촉자를 모두 분류해 동선 공개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증상 발현일 이틀 전인 18일부터 전파가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세 장소와 동선이 겹치는 시민 중 피로감, 두통, 발열,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관할 보건소로 연락해 달라”고 당부했다.
A군이 방문한 날 해당 클럽 출입자 명부에는 모두 480명이 기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 보건당국은 이를 토대로 동시간대 이용자들을 급히 파악하고 있다. 해당 클럽은 하루 동안 영업을 중단하고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부산시 한 관계자는 “클럽 CCTV를 보니 이용자 중 마스크를 낀 사람도 있었지만 끼지 않은 사람도 있었다”고 전했다.
부산시는 “의무적으로 휴업하게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특별관리대상으로 지정해 위생감시원이 관리하고 있었던 업소 중 한 곳”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이번 주말에는 야간 취약시간인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위생 감시원들을 동원해 클럽 등을 상대로 특별단속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시는 해당 클럽에서 감염자가 발생하는 등의 상황이 벌어지면 클럽을 대상으로 구상권 청구를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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