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서구를 중심으로 제기됐던 수돗물 관련 민원은 부평·계양구 및 강화군 등으로 확산하고 있다.
인터넷 맘카페에는 전날 강화군 주민이라고 밝힌 누리꾼이 "강화도도 수돗물 유충이 나왔다"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시했다.
누리꾼은 "수돗물에 유충이 나왔다는 뉴스를 보자마자 (필터를) 확인해보니 유충이 있어 순간 소리를 질렀다"며 "5개월 된 아기는 어떻게 씻겨야 하냐"고 털어놨다.
수돗물 유충으로 인해 수도를 쓰지 못하게 된 일대 학교 급식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서구 왕길동·당하동·원당동·검암동·마전동 등 5개 동의 유치원과 초·중·고교 39곳은 전날부터 수돗물 급식을 중단한 상태다.
이날 기준으로 이 중 22곳은 생수로 조리한 간편 급식을, 16곳은 빵이나 우유 등으로 대체 급식을 제공했다.
인천시는 이날 오후 1시를 기준으로 101건의 수돗물 유충 관련 민원이 제기됐다고 밝혔다. 전날 낮 12시 23건과 비교하면 5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상수도 관리 당국의 정밀 조사가 진행될수록 유충 분포 사례는 속속 추가 확인되는 양상이다.
공촌정수장과 연결된 배수지 8곳을 모니터링한 결과 배수지 2곳에서 유충이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부평구와 계양구에서도 유충 발견 민원이 발생해 부평정수장 여과지에서 3차례 조사를 시행했지만, 유충은 확인되지 않았다.
인천시는 이들 지역 사례는 공촌정수장 수계와는 별개 원인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무 관련자를 징계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잇따라 제기됐다.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인천시 유충 수돗물 문제 해결 및 관련 담당자 징계 요청'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인천 서구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비싸게 주고 산 샤워 필터에 이미 죽어있는 유충이 곳곳에 있었다"며 "얼마 전 임신한 와이프와 배 속의 아기가 지금까지 이렇게 더러운 물을 먹고 생활했다고 생각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라고 적었다.
그는 관련 부서에 문의한 결과 "문제의 원인을 찾고 있다. 언제까지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이번 사안을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는 것 같다고 호소했다.
글쓴이는 "1년 전 붉은 수돗물 사태가 있고 난 이후 이번 유충 수돗물까지 (발생한 것은) 자연 재난이 아니다"며 "장담컨대 인재로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 관련 담당자들의 업무 태만과 관리 소홀에서 비롯한 이 문제를 또 아무렇지 않은 일처럼 넘어가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
이날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는 '인천 서구 수돗물 사태 책임 규명 및 관련 업무 관계자 교체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도 올라왔다.
글쓴이는 "관련 공무원은 얼마나 해당 지식이 없길래 지난해에는 적수 수돗물을, 이번엔 유충을 만들어 낸 건지 궁금하다"며 "관련 공무원 처벌 및 수돗물 이물질과 비린내 유충을 잡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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