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은 두 마리 벨루가(흰고래)의 방류를 즉시 결정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라! 추가적인 해양 포유류의 수입을 중단하라!”
동물자유연대와 여수환경운동연합 등 총 13개 시민사회단체 24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외쳤다. 여수 한화 아쿠아플라넷에서 관리하던 벨루가 3마리 중 1마리가 폐사하는 등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지자 시민사회단체들은 ‘벨루가’를 바다로 돌려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시민사회단체 회원 및 관계자 20여명 참석해 연대발언, 벨루가 추모, 기자회견문 낭독으로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수조 감옥 속 벨루가 지금 당장 방류하라’,‘돌고래를 바다로’,‘아쿠아리움은 돌고래 감옥’,‘동물 학대 그만! 모든 동물 체험 중단하라’라는 글귀가 적힌 현수막과 손 피켓 등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지난 7월 20일 좁은 수조에서 벨루가 3마리 중 12살 수컷 ‘루이’가 폐사했다. 면역력 저하에 따른 피부병 등 여려가지 질병을 우연이 아니다”면서 “야생 벨루가의 평균 수명이 30년 이상인 것을 고려하면, 고래류가 아쿠아리움에서 정상적으로 살 수 없다는 사실이 다시 한 번 증명된 것이다. 나머지 벨루가를 죽음으로 내모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오늘이라도 즉시 벨루가의 야생 방류를 발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다에서 수심 700m까지 잠수하는 벨루가에게 고작 7m 깊이의 수조는 감옥이다”며 “이번 벨루가 폐사 사건은 아쿠아리움 사업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를 이어받은 동물권행동 카라는 ”존엄한 생명체인 벨루가가 폐사했다. 작년 10월 롯데아쿠리룸에서 벨루가의 폐사에 이어 1년이 채 되지 않은 벨루가가 폐사했다“며 “벨루가가 어떤 질병을 폐사했는지는 곳 밝혀지겠지만, 벨루가가 있을 곳은 수조가 아닌 자기의 세상을 살아갈 자유로운 주체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조 속에서 죽어야만 나올 수 있는 곳에서 더는 두고 볼 수는 없다”며 “남아있는 벨루가 2마리를 방류를 조속히 결정하고 이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최근 10년간 국내 수족관 돌고래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죽어가고 있어 폐사율이 50% 육박하고 있다”면서 “야생에서 넓은 바다에서 살아가야 할 벨루가 또한 감옥 같은 좁은 수족관 안에서 계속해서 죽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고래류가 수족관 같은 좁은 공간에 살 수 없다는 것은 이미 죽은 많은 고래류의 희생으로 입증됐다”면서 “많은 해외 국가들은 이미 고래류 전시 쇼 등을 금지하는 적극적인 보호정책 마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우리나라의 경우 고래죽음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수족관을 운영하는 기업도 해양수산부도 입을 다물고만 있다. 정부와 해수부는 벨루가 방류를 위한 적극적인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 시민단체들은 공동기자회견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야생 벨루가의 평균 수명은 30~50년에 이른다”며 “‘루이’는 고작 12살이다. 이틀 전 울산 남구 고래생태체험관의 돌고래 ‘고아롱’도 폐사했다. 고래류가 아쿠아리움과 같은 감금 시설에서 정상적으로 삶을 영위할 수 없다는 것이 다시 한 번 증명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들은 “벨루가나 돌고래처럼 사회성이 강하며 행동반경이 매우 넓은 고래류에 수조관은 가혹한 환경이다”며 “미국, 캐나다, 인도 및 유럽연합의 많은 국가는 이미 돌고래 필두로 감금과 전시, 퍼포먼스를 금지하는 등 적극적인 보호정책을 도입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한화 아쿠아플라넷에 따르면 벨루가 수조에서 관리 중인 3마리 가운데 12살 ‘루이’가 지난 20일 폐사해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이’는 평소 건강에 이상이 없었지만 지난 19일 낮부터 구토 증상을 보였다.
고래목에 속하는 벨루가는 최대 몸길이 4.5m, 무게 1.5t에 평균 수명은 30∼35년이며, 주로 북극해와 베링해, 캐나다 북부해 등에 분포한다.

이 벨루가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때 러시아에서 반입돼 연구와 상업 목적으로 여수로 옮겨진 뒤 수족관의 마스코트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16년과 지난해 서울 롯데월드 아쿠아리움에서는 각각 5살과 12살 난 벨루가가 폐사 한 바 있다.
한화 아쿠아플라넷 한 관계자는 “20일 조직검사에 2주 정도 소요되고, 정확한 사인 규명이 명확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다”면서 “벨루가는 여수세계박람회재단에 기부하고 연구 및 관리만 하는 상황인 만큼 방류 여부는 등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다. 재단과 충분히 협의한 뒤 결정할 사항”이라고 전했다.
글·사진=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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