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텍사스의 추신수가 3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에서 5회초 구장 앞 바다로 떨어지는 장외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P뉴시스
2000년 개장한 미프로야구 메이저리그(MBL)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홈구장 오라클파크는 구장을 상징하는 명물이 있다. 바로 우측 담장을 넘겨 구장 바로 앞쪽에 위치한 맥코비만의 바닷물 속으로 떨어지는 홈런이다. 2000년대 초반 샌프란시스코의 강타자 배리 본즈가 양산했던 장면으로 워낙 시원하고 강렬한 느낌을 선사해 '스플래시히트'라고도 부른다.
다만, 바다에서 구장 안쪽으로 지속해서 강한 바람이 불어오는 탓에 그다지 자주 나오는 홈런은 아니다. 매년 80경기 이상 홈경기를 치르는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조차 20년 넘는 기간동안 본즈의 35회 포함 81번만 스플래시히트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원정팀 선수까지 포함해도 구장 역사에서 바다에 떨어진 홈런은 126회에 불과하다.
워낙 강렬하고 독특해 기록으로도 따로 남겨지는 이 홈런 명단에 추신수(38)의 이름이 포함됐다. 추신수는 3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샌프란시스코와의 원정경기에서 1번 타자 겸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 1볼넷 2득점 2타점을 기록했다. 이날 친 이 1개의 안타가 바로 맥코비만으로 떨어지는 장외홈런이었다. 3-1로 앞선 5회 초 1사 1루에서 샌프란시스코의 선발 제프 사마자의 3구째 138㎞짜리 커터를 공략했고, 정통으로 맞은 타구가 바닷바람을 뚫고 총알처럼 날아가 물속으로 들어갔다. 이 구장 역사상 127번째로 나온 타구다.
추신수의 홈런에도 불구하고 텍사스는 6회말 불펜이 4점을 내줘 5-5 동점을 내줬다. 여기서 이번에는 추신수 특유의 ‘눈야구’가 빛났다. 7회 초 무사 1루에서 타석에 등장해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낸 것. 뒷 타자 엘비스 앤드루스까지 볼넷으로 출루해 무사 만루 찬스가 만들어졌고, 윌리 칼훈의 희생플라이에 이어 승부에 쐐기를 박는 조이 갤로의 3점 홈런이 터졌다. 결국, 7회초 공격이 결정타가 돼 텍사스가 9-5로 승리하고 2연패에서 벗어났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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