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장 가는 길이 바이러스로 막힌 코로나 일상에서 무대예술은 ‘영상화’란 활로를 개척 중이다. 화면 안으로 좁혀진 무대예술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관객을 만나기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다. 무대예술 영상화의 최대 고비는 ‘좋은 작품으로 지갑을 열게 한다’인데, 의미 있는 유료화 시도가 시작되고 있다.
서울예술단은 9월 말 창작가무극 ‘잃어버린 얼굴 1895’를 유료로 온라인 공개할 예정이다. 서울예술단의 전면적인 공연 유료 온라인 공개는 처음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첫 파동이 일어났던 지난 4월 ‘푸른 눈 박연’ 등 작품 4편, 5월 무관중 온라인 갈라콘서트, 6월 ‘잃어버린 얼굴 1895’ 2015년 공연을 랜선 중계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원하는 온라인 관객만 자발적으로 책정한 금액을 지불하는 ‘감동후불제’였다.
관객이 기꺼이 지갑을 열 수 있는 작품을 만들기 위해 서울예술단은 각별한 노력을 쏟았다. 현장감을 살리기 위해 지난 7월 ‘잃어버린 얼굴 1895’ 공연을 4K 카메라 9대로 고화질 촬영했다. 여기에 5.1채널로 소리를 입혀 기존 관람자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영상을 통한 관람이 극장 관람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힘썼다. 9월 28, 29일 단 이틀만 오후 7시30분 네이버TV 후원 라이브를 통해 상영되는데 요금은 2만원으로 책정됐다. 서울예술단은 이를 시작으로 ‘신과함께 - 저승편’ 및 다른 대표작도 순차적으로 상영할 계획이다.
국립오페라단도 티켓을 구매한 이들만 온라인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오페라티크’ 티켓 판매를 7일부터 시작한다. 첫 작품으로 25일 오후 7시30분 네이버TV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정상급 성악가 소프라노 손지혜와 테너 국윤종이 열연한 ‘마농’을 선보일 예정이다.
코로나19 대유행에서도 흥행을 이어간 뮤지컬 ‘모차르트!’ 역시 온라인 공연 관람권 판매를 인터파크 티켓 사이트 등에서 시작했다. 최근 성황리에 끝난 10주년 기념공연 실황 영상을 48시간 VOD 관람권과 관련 상품으로 결합했다. 구매한 관람권으로는 네이버 브이라이브를 통해 10월3일 오후 7시와 4일 오후 2시 관람할 수 있다.
박성준 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