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수들이 뽑은 2020년 사자성어 ‘아시타비’

교수신문, 설문서 32%가 선택
정치·사회적 ‘내로남불’ 꼬집어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我是他非)를 뽑았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뜻의 신조어 ‘내로남불’과 동의어로 정치권과 사회 전반의 실태를 꼬집은 것이다.

교수신문은 지난 7일부터 14일까지 교수 9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아시타비가 32.4%(복수응답 허용)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아시타비는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는 이중잣대를 한자어로 옮긴 표현으로, 사자성어보다는 신조어에 가깝다. 1990년대 이중잣대를 비판하는 관용구로 정치권에서 쓰이던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 최근 ‘내로남불’이라는 줄임말로 회자된 뒤 아시타비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교수들은 올 한해 코로나19라는 국가적 위기에도 정치·사회적으로 아시타비의 자세가 두드러진 현실을 비판했다. 특히 정치권을 향한 쓴소리가 이어졌다. 정태연 중앙대 교수(심리학)는 “소위 먹물깨나 먹고 방귀깨나 뀌는 사람들의 어휘 속에서 자신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 상대를 위한 건설적 지혜와 따뜻한 충고, 그리고 상생의 소망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최재목 영남대 교수(철학)는 “올 한해 유독 정치권이 여야 두 편으로 딱 갈려 사사건건 서로 공격하며, 잘못된 것은 기어코 남 탓으로 공방하는 상황이 지속됐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권구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