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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는 거짓말 구단은 축소 발표… 코로나 방역수칙 위반 논란 ‘후폭풍’

입력 : 2021-07-19 06:00:00 수정 : 2021-07-19 07:3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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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의 피하려 ‘꼼수’… 팬들 “실망”

방역지침 위반으로 정규리그 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프로야구에서 선수들의 거짓말이 또다시 들통 나며 팬들의 신뢰가 무너지고 있다.

박석민 등 NC 선수 4명이 일반인 2명과 원정 숙소에서 부적절한 술자리를 가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수칙 위반으로 확진자가 나오며 리그 중단으로 이어지자, KBO는 지난 16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이들에 대해 72경기 출전정지라는 중징계를 내렸다. 그런데 같은 날 키움과 한화 선수들 2명씩도 NC와 접촉했던 일반인 2명과 자리를 함께한 사실이 알려져 팬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해당 구단은 이들에 대한 자체 징계를 내렸다면서 이들이 따로 만나 방역지침 위반은 아니라고 밝혔다.

하지만 하루 만에 이마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한화와 키움 구단은 17일 “외부인 접촉으로 물의를 빚은 선수들이 처음 진술과 다르게 일부 접촉이 있었음을 확인해 이를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정정 보고했다”고 밝혔다. 역학조사 결과 한화 선수 2명은 키움 선수 2명이 방에 들어온 뒤 8분(강남구청의 발표는 6분)을 머물다가 떠나는 등 총 7명이 5일 새벽에 모여 있었다.

강남구 관계자는 “거짓 진술로 역학조사를 방해한 선수들의 경찰 수사 의뢰를 검토 중”면서 일단 한화 선수 1명, 키움 선수 1명에게 과태료를 부과했다. 도쿄올림픽 예비 엔트리 뽑힌 한화 선수 1명, 문제가 불거지자 대표팀에서 자진 사퇴한 한현희(키움)는 백신 접종을 한 덕에 과태료를 피했다. 강남구청은 한화, 키움, NC 선수와 차례로 만난 일반인 2명을 경찰에 수사 의뢰하기로 했다.

키움 투수 한현희의 자필 사과문. 연합뉴스

아쉬운 것은 선수들의 거짓 진술 확인을 구단이 아닌 방역 당국이 했다는 점이다. 선수들의 해이한 방역 의식과 혐의를 피하려는 거짓 진술이 가장 큰 문제지만, 자의적인 해석으로 잘못을 ‘축소 발표’하는 과오를 범한 구단의 무책임도 크다는 목소리다. 방역 당국은 두 구단 선수가 확진자 동선을 파악하는 걸 방해한 것이 감염병예방법 위반 사례가 될 수 있는지 파악해 경찰 수사 의뢰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결국 한화와 키움 선수들은 ‘방역수칙 위반 혐의’를 피하려다가 ‘감염병예방법 위반 혐의’까지 더해질 상황에 놓였다. 키움과 한화는 선수단 관리 소홀에 이어 판단력까지 의심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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