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가 투수의 투구 시간 제한, 수비 시프트 금지, 베이스 크기 확대 등 MLB 노사가 합의한 몇 가지 사안을 이번 시즌 마이너리그에 도입한다. 자동 스트라이크-볼 판정 시스템(ABS·로봇 심판)도 점차 확대 시행하기로 했다.
MLB는 15일 “경기 규칙위원회가 올해 마이너리그에서 활용할 다양한 실험적인 규칙을 정했다”며 “경기 규칙위원회는 각 규칙이 경기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한 뒤 MLB 도입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먼저 올해 마이너리그 모든 경기에서 투수들은 투구 시간에 제약을 받는다. 트리플 A의 모든 투수는 주자가 없을 때 14초, 주자가 있을 때에는 19초 안에 공을 던져야 한다. 더블A 이하 리그에선 주자가 있을 때에 18초의 시간만 주어진다. 투구 시간 규정을 어기면 자동으로 볼이 선언된다.
투수들은 2번까지만 연속으로 견제구를 던질 수 있다. 아웃으로 이어지지 않은 견제구를 3번 연속 던지면 주자들은 자동 진루한다.
AP통신은 “MLB는 투수들의 투구를 제약하는 규정들이 평균 경기 시간을 20분 이상 단축할 수 있다고 여긴다”고 전했다.
베이스 크기도 커진다.
한 변이 15인치(38.1㎝)에서 18인치(45.72㎝)로 늘어난다. 수비수와 주자의 충돌 위험을 줄이기 위한 방편이면서 루간 거리를 줄여 도루 성공률을 높이겠다는 의도다. MLB는 도루가 늘어나면 좀 더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기 시간을 늘리고 야구의 재미를 떨어뜨린다는 지적을 받은 ‘수비 시프트’는 금지된다. 최소 4명의 수비수가 내야에 있어야 한다. 2루를 기준으로 양쪽에 2명씩 자리잡아야 한다. 수비 시프트 금지는 마이너리그 더블A, 싱글A에서 적용된다.
투구 시간제한, 수비 시프트 금지, 베이스 크기 확대 등의 도입은 MLB 사무국과 선수노조의 합의에 따른 것이다. 양측은 최근 단체 협약 협상 중 해당 규칙에 대해 공감했고, 이르면 2023년부터 MLB에 도입하기로 했다.
MLB는 도입에 앞서 마이너리그에서 마지막 준비 과정을 거치겠다는 의도다. 지루한 경기 내용 때문에 젊은 팬의 유입이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대한 조치다. 경기 시간을 줄이고 재미를 더하겠다는 것이다.
MLB는 노사 협상에서 나오지 않은 일부 규칙도 올해 마이너리그에서 적용할 방침이다. MLB는 “자동 스트라이크-볼 판정 시스템은 5월 중순 이후 모든 트리플A 경기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MLB는 지난 2019년부터 독립리그와 마이너리그 싱글 A 일부 경기에 여러 시스템을 시험해왔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