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정부 초대 국무총리 ‘0순위’로 꼽혀온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29일 윤 당선인에게 총리직을 맡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안 위원장의 향후 진로에 관심이 모인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후 윤 당선인과 30여분 간 면담에서 인수위원장 업무에 집중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최근 이목이 집중된 총리 후보군에 자신의 이름이 꾸준히 오르내리자 선제적으로 선을 긋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유력 후보로 거론된 안 위원장의 고사로 새 정부 초대 총리 후보가 예상보다 빨리 윤곽을 드러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윤 당선인이 취임한 뒤 안 위원장은 국민의당과 합당한 국민의힘의 당대표 선거(전당대회)에 도전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먼저 당권을 거머쥔 뒤 세력을 길러 5년 뒤 대권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계획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안 위원장이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 당의 ‘험지’인 경기도지사 후보로 차출돼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안 위원장은 30일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거취에 대해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인수위원장직 이후 상황에 대해서는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거나 ‘지금은 인수위에 집중할 생각’이라는 등 원론적인 답변만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윤 당선인은 이날 안 위원장에 앞서 인수위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과 권영세 부위원장을 차례로 만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이 모두 총리 후보군으로 거명되는 인사들인 만큼, 윤 당선인이 ‘교통정리’를 하려 한 것 아니냔 분석이 제기된다.
윤 당선인은 조만간 새 정부 초대 총리를 발표할 예정이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총리 인선과 관련해 “인사 청문 일정을 고려해 새 정부 출범 시기에 맞추려면 4월 초에는 인선을 발표해야 하지 않느냐는 약속을 했다”며 “보통 4월1일 만우절엔 인사 발표를 안 하는 것으로 안다. 4월1일을 넘길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선 일요일인 오는 3일 윤 당선인이 직접 총리 인선을 발표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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