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 우영우' 발달장애인 화가 작품으로 꾸민 용산 청사로비

尹 "(이다래) 작가 그림 사서 걸어놓으려 했는데"

“발달장애 아티스트의 그 작품이 정말 놀라울 정도로 인식 능력이라든가 이런 게 뛰어나고 많은 영감을 주고 있기 때문에 작품을 보면 참 큰 공감을 할 때가 많습니다. 문화예술 활동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상과 소통하고 자신을 알리고 하는 그런 전시할 기회를 참 많이 갖도록 하는 것이 이분들이 가진 행복추구권에서 출발하는 그런 권리입니다. 우리가 이 권리를 잘 지켜드려야겠다 하는 그 점을 많은 분이 함께 공감했으면 좋겠습니다.” (지난 1월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한국 발달장애 아티스트 특별초대전’을 찾은 윤석열 당시 국민의힘 대선 후보)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을 마친 뒤 로비에 새로 걸린 이다래 작가의 '백조의 호수' 그림을 둘러보고 있다. 이날 대통령실 1층 양옆 벽면에는 발달장애 작가들의 작품 7점이 처음 전시됐다.    대통령실 제공

대통령실이 25일 용산 청사 1층 로비에 발달장애 작가들의 작품 15점을 내걸었다. 회색빛 벽면을 채운 다채로운 작품들이 도어스테핑(약식 기자회견)을 하는 윤 대통령의 배경이 됐다. 지난 1월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약속한 것처럼 발달장애인 작품을 대통령실의 얼굴이 되는 청사 1층 로비에 전시한 것이다. 대통령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전시는 ‘장애인 예술가들이 소외되지 않고 공정한 기회를 보장받기 위해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대통령의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통합과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작품들로 구성됐다”고 소개했다.

평소 발달장애 작가들의 작품에 애정을 보여온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청사 1층 로비에 걸린 15점의 발달장애 작가들의 작품을 보며 작가 이름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환하게 웃었다. 윤 대통령은 도어스테핑을 마친 후 전용 엘리베이터를 향하다가 발길을 돌려 벽에 걸린 그림을 찬찬히 살폈다. 

윤 대통령은 이다래 작가의 그림을 보며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장애인 전시회에 본 그림이다. 똑같은 작가네. 이 작가 그림을 하나 사서 대검에 걸어두려고 했는데, 이 작가 작품이 다 팔려가지고…”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인 2019년 11월 ‘장애인창작아트페어’를 찾았다가 이다래 작가의 ‘새들의 숨바꼭질’ 등 그림 4점을 사비로 사들여 대검찰청에 기증한 바 있다”고 소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출근길 약식 기자회견(도어스테핑)을 마친 뒤 로비에 새로 걸린 이다래 작가의 '목각인형의 모험(바다)' 그림을 둘러보고 있다. 이날 대통령실 1층 양옆 벽면에는 발달장애 작가들의 작품 7점이 처음 전시됐다.   대통령실 제공

윤 대통령은 강선아 작가의 ‘해바라기 Ⅱ’ 작품을 가리키며 “이게 접견실에 얼굴이 많이 있는 (그림이) 기억이 난다. 비슷한 것 같지 않아?”라고 했다. 해바라기 속에는 인기 애니메이션 호빵맨 등 만화 캐릭터의 얼굴들이 다수 그려져 있다. 대통령실은 “학령기를 마치고 친구들을 많이 그리워하는 요즘, 20년 전 작가가 추억하는 해바라기에 보고 싶은 친구들을 캐릭터로 대신해 그리움을 표현한 작품이다”고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접견실과 과거 대검찰청에 걸었던 그림과 청사 1층에 걸린 그림을 비교하며 해당 작가들이 그렸던 다른 그림들도 기억에서 소환했다. 이밖에 청사 1층에는 정성원 작가의 ‘Happy Place 2’, ‘Festival’과 양시영 작가의 ‘Harmony of dancing flower’, 박성호 작가의 ‘함께 사는 숲’, ‘김채성 작가의 ‘작은 우주’ 등이 걸렸다. 대통령실이 해당 작품을 구매하지 않고 구독 서비스로 대여했으며 분기마다 작품을 교체해 전시할 예정이다. 

이창훈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