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판 중인 고추장 대부분이 중국산 고추양념(일명 고추다대기)을 버무린 무늬만 고추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춧가루가 2% 내외로 미미하게 들어간 제품이 대부분이고, 아예 들어가지 않은 제품도 있다.
중국산 미량의 고춧가루, 미국산, 호주산 밀가루를 사용해 고추장 아닌 고추장을 만들고,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가 시중에 판매중인 고추장을 전수조사한 결과, 대상 청정원, CJ 해찬들, 사조해표, 샘표, 노브랜드 등 국내 모든 고추장 제조사들이 고추장의 고춧가루 함량을 줄이려, 고춧가루보다 6배가량 저렴한 고추양념을 사용하고 있다. 고추양념은 고춧가루, 양파, 마늘, 정제소금 등을 다진 양념이다. 여기에 고춧가루를 미량 혼입하거나 이마저도 넣지 않은 상태에서 밀가루, 보릿가루, 찹쌀가루, 쌀가루 등을 혼입해 고추장을 제조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통고추장은 고춧가루 12% 이상 사용한다. 여기에 증자된 쌀(37%), 메줏가루(8%), 소금(10%), 물(33%) 등의 재료를 섞어 담근 후 3~4개월 숙성과정을 거친다. 조사결과, 제조사들은 전통 또는 태양초 고추장의 명칭을 사용하지만, 고춧가루 함량은 전통고추장의 함량에 못미치는 6%~11%만 사용하고 있다. 색깔만 붉은색이지 사실상 고추장이라고 부르기 민망한 수준이다. 무늬만 붉은 ‘밀가루장’(밀 : 미국·호주산 등)에 가깝다.
제품별 고춧가루 함량을 보면 대상(청정원)의 ‘100%쌀로 만든 고추장’·‘100%태양초 진고추장’, CJ 해찬들의 ‘맛있게 매운 태양초 알찬고추장’은 중국산 고추양념만 들어가고 고춧가루가 전혀 들어가지 않았다.
CJ 해찬들 ‘우리쌀로 만든 매운 태양초 골드고추장’은 중국산 고춧가루 1.8%, 사조해표(순창궁)의 ‘발효숙성 태양초 골드’·‘순창궁 태양초고추장’은 모두 중국산 고춧가루 0.38%만 혼입돼 있다. 여기에 중국산 고추양념을 사용해 고추장을 만들고 있다.
고춧가루 및 고추양념 함량이 적은 고추장의 순위를 보면 ▲대상(청정원) ‘100%태양초 진고추장’(6%) ▲CJ(해찬들) ‘맛있게 매운 태양초 알찬 고추장’(6.2%) ▲사조해표(순창궁) ‘순창궁 태양초 고추장’(6.23%) ▲대상(청정원) ‘100%현미 태양초 덜매운 고추장골드’(6.5%) ▲대상(청정원) ‘100% 쌀로 만든 고추장’(7.0%) 순이다.
고추장은 전통적인 양념이다.
적절한 함량의 고춧가루와 간장을 만들 때 쓰이는 메줏가루에 찹쌀가루를 섞고, 천일염 등을 배합해야 한다. 하지만 판매 중인 고추장은 고춧가루를 넣지 않거나 아주 미량만 혼합하고, 중국산 고추양념을 넣고 있다.
여기에 저렴한 수입콩으로 만든 메줏가루를 사용해 단일균으로 만들다 보니 깊은 맛이 부족해 대부분 밀과 쌀을 넣고 있다. 수입 밀가루의 글루텐 성분으로 뻑뻑한 식감과 단맛을 내는 상황이다.
한편 샘표 측은 16일 세계일보에 "조사된 두 제품에 각각 11.2%, 11.3% 함량으로 고추가루 함량이 가장 높았다"며 "샘표 태양초고추장 11.3%, 샘표 조선고초장 11.2%였다. 후면 라벨에는 고춧가루 함량은 필수 기재사항이 아니라서 별도 기재 안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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