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우승 2번 주인공
나 “후배·팀 미래 위해 결심”
2009년 10월2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 SK의 한국시리즈 7차전. 3승3패로 두 팀 모두 물러설 곳 없는 마지막 운명의 최종전을 치르고 있었다. 공교롭게도 9회까지 5-5로 팽팽했다. 9회말 KIA의 공격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선 이는 나지완(37)이었다. 나지완은 SK 투수 채병용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극적인 끝내기 홈런을 날리며 KIA 우승을 이끌었다. 1997년 이후 KIA의 12년 만이자 10번째 우승이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이 끝내기 홈런의 주역 나지완은 2017년 또 한 번 KIA의 한국시리즈 현장에 함께하며 두 번이나 우승 반지를 끼는 영광을 누렸다. 그러나 그의 시간은 더 오래가지 못했다. 결국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지 못한 나지완이 은퇴를 선언했다.

KIA 구단은 1일 나지완이 현역 마무리 의사를 전해왔고, 구단이 이를 수용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나지완은 “무럭무럭 성장하는 후배들과 팀의 미래를 위해 깊은 고민 끝에 현역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선수로 뛴 15년 동안 팬 여러분의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팀 고참으로서 역할을 해야 할 때 부상과 부진으로 팬들 응원과 사랑에 보답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면서 “최고의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마음속 깊이 새기며 살겠다”고 덧붙였다. KIA 구단은 은퇴식과 향후 진로를 나지완과 협의해 결정할 방침이다.
나지완은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 지명을 받아 KIA에 입단해 통산 1472경기에 출전, 1265안타, 221홈런, 862타점, 668득점, OPS(출루율+장타율) 0.857을 기록했다. 특히 나지완은 2008년 KIA 구단 최초로 신인 개막전 4번 타자의 영예를 차지했고, 김성한 전 KIA 감독(207개)을 넘어 해태 시절을 포함한 역대 타이거즈 출신 타자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면서 올해는 단 1경기에만 나서는 등 2년간 1군 무대에서 32경기 출전에 그치며 기회를 얻지 못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