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어린이집을 찾아 뜻을 물었던 ‘아나바다’의 의미가 방문 행사를 준비한 보건복지부 자료에는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5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를 앞두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복지부가 당시 행사와 관련해 작성한 ‘영유아 부모 및 어린이집 보육교육원과의 만남 행사’ 자료에는 ‘아나바다’의 뜻이 제시돼 있었다”고 밝혔다. ‘아나바다’는 ‘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기’의 줄임말로, 지난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당시 주부들 사이에 인기를 끌었던 물건 재활용 캠페인이다.
김 의원이 공개한 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주요 현장체험 내용에 ‘놀이활동 참관(아나바다 프로그램)’이라고 적혀 있으며, 세부 내용에는 ‘아나바다(아껴쓰고 나눠쓰고 바꿔쓰고 다시쓰기) 체험을 통한 나누고 함께하는 공동체 정서 함양 및 경제 관념 제고’라는 설명이 있다.
13페이지 분량의 이 자료에는 대통령 추천 질문 7가지도 담겨 있었다. 또 ‘어린이집에서 제공 중인 보육서비스는 돌봄과 교육을 통해 0~5세 영유아의 성장과 발달을 지원’이라며 교육 대상이 0~5세라는 점도 명시돼 있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달 27일 세종시 소재 어린이집을 방문해 보육교사와 대화를 나누던 중 “아나바다가 무슨 뜻이에요?”라고 물었다. 이에 교사는 “아나바다 시장 놀이”라며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바꿔 쓰고 다시 쓰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또 윤 대통령은 현장을 둘러보며 “난 아주 어린 영·유아들은 집에만 있는 줄 알았더니 두 살이 안 된 애들도 여기를 오는구나”라며 “걔네들은 뭐해요? 그래도 뭐 걸어는 다니니까”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에 온라인 ‘맘카페’ 등을 중심으로 ‘대통령이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을 했다’는 우려 섞인 지적이 쏟아졌다. 이경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아나바다도 몰라,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도 몰라, 청약통장도 몰라. 진짜 민생이 뭔지는 알까”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주무부처가 정성껏 작성한 보고서를 제대로 읽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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