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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때 전사한 17세 미군, 72년 만에 '평화의 사도' 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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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0-11 14:21:45 수정 : 2022-10-11 14: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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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7월 천안 전투 도중 실종
최근 하와이에서 유해 신원 확인
오는 22일 고향에서 장례식 엄수

72년 전 알지도 듣지도 못한 나라 한국에서 북한군과 싸우던 도중 실종된 17세 미국 청년이 최근 유해의 신원이 확인됨에 따라 고향 마을에서 영면에 들게 됐다.

 

한국 정부가 6·25전쟁 참전용사에게 수여하는 ‘평화의 사도’ 메달. 세계일보 자료사진

11일 주(駐)뉴욕 총영사관 필라델피아 출장소에 따르면 6·25전쟁 참전용사 에드워드 리터(당시 계급 일병)의 장례식이 오는 22일(현지시간) 펜실베니아주(州) 노스햄턴의 한 교회에서 엄수된다. 고인의 누나와 여동생, 조카 등이 장례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필라델피아 출장소는 “한국을 구하기 위해 전쟁에 참여해 젊은 나이로 사망한 리터 일병에게 한국 정부를 대신해 감사의 마음을 전달하고,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장례식 현장에서 유가족에게 국가보훈처를 통해 ‘평화의 사도’ 메달을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평화의 사도 메달은 이명박정부 시절인 2010년 6·25전쟁 60주년을 맞아 보훈처에서 만든 것으로, 이후 해마다 6·25전쟁 참전용사에게 증정하고 있다.

 

이와 별개로 미국 정부도 고인에게 ‘퍼플하트’(Purple Heart) 훈장을 추서할 방침이다.

 

1950년 6월25일 북한의 기습남침 당시 리터 일병은 미 육군 제24보병사단 소속이었다. 이 부대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 일본 점령 임무를 맡아 일본에 주둔하던 중 6·25전쟁 발발과 동시에 ‘한국에서 가장 가까운 데 있는 미군 부대’라는 이유만으로 한국에 파병됐다.

 

개전 초반 소련제 T-34 탱크를 앞세운 북한군은 순식간에 수도 서울을 점령한 데 이어 7월 초순에는 충남에 침입했다. 미군은 중요한 거점도시 대전을 방어하면서 북한군 진격을 최대한 늦출 목적으로 24사단 휘하 34연대 병력을 작전에 투입했다. 그해 7월7일부터 8일까지 이틀 동안 천안 일대에서 34연대와 북한군 간에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훗날 우리 전사(戰史)에 ‘천안 지구 전투’로 기록된 이 싸움에서 미군은 적의 남하를 지연시키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으나, 대신 연대장이 전사한 것을 비롯해 엄청난 인명피해를 입었다. 34연대 3대대 K중대 소속이던 리터 일병도 이때 목숨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그의 나이 겨우 17세였다.

 

6·25전쟁 당시 미 육군 일병으로 17세 나이에 전사한 에드워드 리터. 미 국방부 제공

훗날 미군은 천안 일대에서 미군 전사자로 추정되는 시신을 많이 발굴했으나 훼손 정도가 워낙 심해 당시 기술로는 신원파악이 불가능했다. 하와이 태평양 국립묘지로 보내진 무명 전사자들의 유골은 세월이 흘러 유전자(DNA) 감식 기법의 발달에 따라 하나둘 신원이 드러났고, 지난 7월 미 국방부 전쟁포로·실종자확인국(DPAA)은 “신원미상자 유해 중에서 리터 일병의 시신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당시 DPAA 관계자는 “리터 일병의 유해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우리 소속 과학자들이 DNA 검사는 물론 징병 신체검사 때 촬영한 흉부 방사선 사진과의 비교, 기타 정황 증거 분석, 치과 및 인류학 기법까지 모든 수단을 총동원했다”고 소개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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