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여행하던 한국인, 욱일기 내건 숙소 신고…에어비앤비는 환불·업소 비공개

네이버 카페 ‘네일동’ 캡처

숙박 중계 플랫폼 에어비앤비를 통해 일본 도쿄의 한 숙소를 예약한 한국인이 업소 측에 걸린 욱일기를 발견하고 신고했다. 에어비앤비는 환불 처리 등 후속 조치를 실시했다.

지난 14일 일본여행 관련 네이버 카페 ‘네일동’ 게시물에 따르면, 작성자인 A씨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예약했던 일본 도쿄 주조역 인근의 숙소를 7일 찾았다.

A씨는 짐을 맡기기 위해 입실 시간보다 이른 오전 11시쯤 숙소에 도착한 뒤 일정을 마치고 오후 10시쯤 돌아왔다.

그런데 그가 도착해보니 오전에는 없었던 욱일기와 ‘천황폐하만세’(天皇陛下萬歲)라고 적힌 현수막이 숙소 건물 외벽에 걸려있었다.

이에 A씨는 즉시 다른 호텔로 이동했다.

그가 작성한 추가 게시물에 따르면 A씨는 다음날 욱일기를 내걸었던 숙소를 찾아 주인에게 욱일기와 현수막을 건 이유를 물었다. 

A씨 글에 의하면 이 주인은 “외부인 침입을 막기 위해 달았다”고 답했다.

이에 카페 이용자들은 “심지어 문 앞에도 ‘호국존황’(護国尊皇)이라는 스티커가 붙어있으니 극우파다”, “독일에 나치 깃발이 걸린 것과 같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에어비앤비 측은 뉴스1과의 인터뷰에서 “호스트와 게스트를 상대로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며 “게스트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취소와 환불 처리는 물론 추가 보상 차원에서 교통비를 지원했다”고 밝혔다.

다만 에어비앤비는 ‘차별금지 규정’에 따른 조치는 아니라는 취지로 답했다.

에어비앤비는 논란을 일으킨 숙박 업체를 등록 취소 처리하는 ‘차별금지 규정’을 2017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14일 기준 에어비앤비에서는 이 숙소가 검색되지 않고 있다.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뉴스1에 “한국인 입장에서는 어쩌면 아쉬운 상황일 수 있다”며 “그러나 아무래도 (에어비앤비가) 글로벌 플랫폼이기 때문에 정치적·외교적으로 특정 편에 서는 것처럼 보일 수 있어서인지 ‘차별’이라고 분류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