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동남아서 중국인 조직 인신매매 횡행…고문, 감금, 폭행도”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2-12-30 10:52:28 수정 : 2022-12-30 10:52:28

인쇄 메일 url 공유 - +

日 요미우리, “파악된 피해자만 2700명”
코로나19 사태로 실직한 젊은층 대상
중국인 주도 카지노서 사기 강요

“중국인 조직원들은 우리를 사람으로 보지 않았다. 동포들이 같은 일을 당하지 않길 바란다.”

 

베트남 남성 A씨는 올해 4월부터 8월까지 상상도 못했던 처참한 일을 겪었다. 700만∼1000만 동(약 37만∼53만원)을 벌 수 있는 컴퓨터 회사가 있다는 지인의 권유를 믿은 게 잘못이었다. 그는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카지노에 팔려가 허위 주식거래를 유도해 돈을 빼돌리는 전화, 인터넷 사기를 해야 했다. A씨는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 “8월에 탈출하기까지 전기고문을 당하고, 기절했다 깨어나면 또 폭행을 당했던 일은 지금도 꿈 속에 나타난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에서 중국인 조직에 의한 인신매매, 사기강요가 횡행하고 있다는 일본 요미우리신문 기사. 사진 속 건물은 캄보디아 당국이 인신매매와 납치 증거를 제시한 곳이다. 요미우리신문 홈페이지 캡처 

신문은 30일 “동남아시아 각국에서 코로나19 사태로 일자리를 잃은 젊은이들이 중국인 사기조직에 인신매매를 당해 범죄에 가담하거나, 폭행을 당하는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며 ”캄보디아에 난립한 중국자본 카지노가 온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같은 범죄는 캄보디아를 중심으로 미얀마, 필리핀, 라오스의 카지노에서 적발되고 있다. 피해자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된 일자리 정보를 믿고 찾아간다. 하지만 실제로는 “인터넷에서 여성으로 가장해 남성들을 허위 주식거래로 유도하고, 돈을 빼돌리는 온라인사기, 전화사기를 일삼는 조직에 팔려가는” 경우가 많다.        

 

캄보디아인 B씨는 SNS에서 “캄보디아 카지노 운영부문, 합법, 월급 1000달러, 주거·식사 무료”라는 구인광고를 믿은 게 화근이었다. 그는 캄보디아 남부의 한 도시로 끌려갔고, 매칭 애플리케이션 등에 여성인 척 계정을 만들어 매일 15∼18시간 가량 남성들을 허위 주식거래로 유도하는 일을 해야 했다. 경찰 등 외부에 도움을 청한 것이 발각돼 전기고문, 감금을 당한 적도 있었다. 

 

신문은 “각국 정부는 범죄 적발, 피해자 구출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대만 당국도 3월에서 12월까지 캄보디아에서 700명의 대만인 피해자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어 “피해자 수는 본지(요미우리신문)가 확인한 것만 2700명 이상으로 실제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문은 가장 많은 피해가 발생하는 곳으로 베트남, 타이와 인접해 있는 캄보디아 남부 시아누크빌을 지목하며 캄보디아 정부의 법집행 능력 결여가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피해자 구출을 돕는 NGO 관계자 등과의 인터뷰를 통해 “당국과 중국 기업의 유착 소문도 돌고 있다”며 “올해 전반기 말레이아, 인도네시아, 인도 등 9개국이 캄보디아와 관련 정보의 교환, 수사 협력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범죄조직의 암약은 넓은 지역에서 이뤄지고 있어 근절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도쿄=강구열 특파원 river910@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츄 '상큼 하트'
  • 츄 '상큼 하트'
  • 강지영 '우아한 미소'
  • 이나영 ‘수줍은 볼하트’
  • 조이현 '청순 매력의 정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