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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워서, 익숙해져서”… 마스크 안 벗는 시민들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3-03-09 06:00:00 수정 : 2023-03-08 22:4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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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용 의무해제 한 달

직장인·학생 다수 쓰고 생활해
“밥 먹을 때도 턱에 걸치고 있어”

학교선 노출 싫어 급식 안먹기도
일각, 교우 관계·언어 발달 우려

정부 3월 새 일상회복계획 발표

“저희도 마스크 판매량이 꾸준해서 놀랐어요.”

지난 1월30일 마스크 실내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 한 달여가 지났지만, 마스크는 여전히 사회생활 필수품이다. 8일 국내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마스크 실내 착용 의무가 사라지면서 지난달에는 마스크 판매가 줄어들 것으로 봤다”며 “하지만 오히려 전년동기 대비 판매가 늘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마스크가 일상화된 방증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역 인근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마스크 착용 의무 전면 해제까지 논의되고 있지만, 사회 곳곳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챙기는 풍경이 익숙하다. 특히 지난 2일 코로나19 발생 후 4년 만에 대면 입학식을 치르고 새 학기를 시작한 전국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착용의무가 없음에도 마스크를 쓰는 학생이 상당수다. 학생들 가운데는 코로나19 전염 우려에서 썼던 마스크가 이제는 ‘없으면 허전한 필수품’이 됐다는 이들도 적잖다.

중학생 윤모(13)군은 “마스크를 벗기 부끄러워서 밥 먹을 때 턱에 걸치는 친구들이 있다”며 “감염 걱정보다 부끄러워서 학교 밖에서도 마스크를 안 벗는 것 같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마스크를 썼다는 윤군 반 학생 14명 중 아무도 수업시간에 마스크를 벗지 않는다. 고등학생 최모(18)양은 “반 인원이 28명인데 그중 6명 정도는 마스크를 벗지만, 나머지는 오히려 아는 사람을 마주칠까 봐 마스크를 쓴다”고 말했다.

경남권 초등학교 교사 남모(27)씨는 “선생님 중에도 눈치를 보는지 마스크를 아직 쓰는 경우가 있다”며 “특히 사춘기 아이들은 마스크를 항상 쓰다가 갑자기 벗으려니 부끄러워 못 벗겠다는 말도 하더라”고 전했다. 남씨는 “심지어 아예 급식을 안 먹으러 가는 일도 있다”며 “착용 의무가 해제됐어도 이런 이유로 마스크를 계속 쓰는 학생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학부모들은 코로나19 유행보다 아이의 교우관계나 교육에 미칠 악영향을 더 걱정하기도 한다. 부산에서 두 아이를 키우는 이모(42)씨는 “아이는 마스크 쓰는 게 일상이 돼서 어디를 갈 때든 마스크부터 찾는다”며 “친구 얼굴을 보지 못해 유대감 형성에 좋은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자녀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김모(38)씨는 “놀 때 체력 소진은 물론 언어 발달에 문제가 있을 거라 생각한다”며 “모르는 단어를 얘기하면 아이가 다시 물어보면서 엄마 입 모양을 보는데 마스크를 쓰면 입 모양으로 발음을 익히거나 표정으로 타인 감정을 짐작하는 발달이 더딜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정익중 이화여대 교수(사회복지학)는 “언어 발달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유아기에 마스크를 쓰고 생활한 아이는 입 모양과 발음을 제대로 익히지 못해 언어 발달에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며 “언어 발달이 지체되면 여러 심리·정서적인 파급효과가 있고 공격성이 높아지는 등 과도한 행동이 발현될 수 있다”고 짚었다.

정부는 이달 중으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논의를 거쳐 확진자 7일 격리 완화와 마스크 착용 의무 전면 해제 등 세부적 일상회복 로드맵을 발표할 예정이다. 정부 로드맵에는 코로나19 확진자 격리 의무 등 남은 방역조치의 전환 방향과 시점이 담길 것으로 보이며 현재 ‘심각’ 단계인 코로나19 위기 단계를 4, 5월쯤 ‘경계’나 ‘주의’ 단계로의 하향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또 세계보건기구(WHO)가 4월 말∼5월 초 긴급위원회에서 코로나19 비상사태를 해제하면 2020년 2월부터 지속해온 ‘심각’ 단계의 하향 여부도 논의할 예정이다.


박유빈·윤준호·이정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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