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화장품 구매 채널 전보다 다양해 승기 잡기 위한 차별화 전략 중요”
올리브영 명동 5개 매장 외국인 매출 전년 대비 29배 증가...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2배 이상
실내 마스크 해제와 봄 신학기 시즌에 뷰티업계가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 입학과 개강이 몰려 있는 대목을 맞아 온·오프라인을 불문한 뷰티 시장 경쟁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뷰티업계는 지난 1일자로 중국발 입국자 유전자증폭(PCR) 의무 조치가 해제된 것도 또 다른 호재가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올리브영이 지난 1∼17일 서울 명동의 5개 매장 매출을 분석한 결과 외국인 매출이 전년 대비 2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해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영미권과 동남아시아, 일본에 이어 중국인 관광객까지 명동을 다시 찾으면서 상권과 K-뷰티가 활력을 되찾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국내 중소 뷰티 브랜드의 등용문 역할을 하고 있는 올리브영은 트렌드를 빠르게 캐치하고 가성비가 좋은 신진 브랜드를 앞세워 동반성장 선순환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관심을 보이는 ‘클린뷰티’ 콘셉트의 토리든, 라운드랩과 같은 중소 브랜드의 명동 매장 매출은 전년 대비 20배 급증했다.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진행한 봄 시즌 ‘올영세일’ 에서는 입점 3년 미만의 중소 뷰티 브랜드들의 1주일 매출만 200억 원이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올리브영은 올해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의 중소 브랜드를 30% 이상 더 늘린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이에 맞서 최근 생활 잡화점 다이소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뷰티 상품군 강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판매 화장품 가격은 최대 5000원으로 저렴한 편인 데다 1000개가 넘는 전국 매장을 기반으로 알파 세대의 화장품 구매처로 자리매김한다는 계획이다.
이커머스 업체들도 뷰티 사업 확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곳이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의 ‘뷰티컬리’다. 뷰티컬리가 올해(1월1일~3월10일) 색조 카테고리를 분석한 결과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4%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구매 고객 수도 145% 늘어났으며 명품 뷰티의 매출이 큰 폭으로 늘며 성장을 견인했다고 회사는 분석했다.
버티컬 패션 플랫폼 대표주자 격인 무신사 역시 패션과 함께 뷰티 매출이 덩달아 늘고 있는 추세다. 2월 한 달간 무신사 뷰티 주요 상품 매출 신장률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베이스 메이크업이 112%, 포인트 메이크업이 83% 급증했다.
이밖에 쿠팡도 최근 뷰티 카테고리에 클린·비건뷰티 탭을 별도로 만드는 등 뷰티 영영 확대에 나서고 있다.
전통 유통 강자인 롯데와 신세계 역시, 이커머스 플랫폼 롯데온과 SSG닷컴을 각각 앞세워 백화점과 연계한 프리미엄 뷰티 전략으로 세(勢)를 확장하고 있다.
반면 코로나19 팬데믹과 이커머스의 공격적인 뷰티 확장 등 시장 패러다임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업체들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글로벌 뷰티 공룡으로 불리는 세포라는 지난 16일 여의도점 영업을 종료하는 등 잇따라 매장 수를 줄이고 있으며, 롭스와 랄라블라도 사업을 점진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부터 생활 잡화점까지 업계를 불문하고 너도나도 뷰티 사업에 뛰어들면서 그 어느 때보다 뷰티 소매 유통 시장 경쟁이 치열해졌다”며 “화장품 구매 채널이 전보다 다양해진 상황에서 어떤 플랫폼이 차별화 전략으로 뷰티 시장에서 승기를 잡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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