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일을 할 의사가 없는’ 2030세대가 늘고 있다. 이에 대해 누리꾼들은 취업한파는 물론 무한경쟁과 열악한 직장 문화, 세대 갈등 등으로 젊은이들이 의욕을 잃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20대 38만6000명, 30대 27만4000명을 기록했다. 두 세대를 합치면 66만명에 이른다.
‘쉬었음’이란 일할 능력이 있지만, 병원 치료·육아·가사 등 구체적인 이유 없이 막연히 쉬고 싶어서 일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이 수치는 20대의 경우 코로나19 여파로 취업한파가 닥쳤던 2020년 4월(42만6000명) 이후 최고치다. 30대는 최근 10년간 4월 기준으로 가장 높다. 20대와 30대의 쉬었음 인구는 1년 전보다 각각 3만8000명, 1만7000명 증가했다.
서운주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청년층의 취업 감소가 실업으로 연결되기보다는 비경(비경제활동인구)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기본적으로 취업시장이 신규 채용보다는 경력직 채용으로 변하고 있는 부분이 때문에 청년층에는 시장 공급, 일자리 공급 측면에서 조금 유리하지 않은 측면이 있을 거란 생각이 든다”고 부연했다.
통계청은 쉬었음 인구가 곧 취업포기로 직결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통계청 관계자는 “통계청 조사 대상 주간에 주로 어떤 활동을 했는지를 묻는 항목”이라며 “쉬었음 인구는 크게 늘었다가 줄어드는 성격이 있어서 해당 월에 있었던 특이한 현상으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하지만 2030세대 사이에서 ‘이유 없는 쉼’이 늘어난다는 것은 여전히 좋지 않은 신호로 해석되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관계부처 합동 ‘일자리 전담반(TF)’을 중심으로 고용동향을 지속 관리할 것”이라며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 노력 등 민간 중심 고용창출 지원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4월 20대(20~29세) 취업자 수는 373만 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1만 6000명 감소했다. 30대의 경우 취업자 수가 531만 2000명으로 같은기간 1만 5000명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유 없이 쉬는 청년이 많아진 것에 대해 누리꾼들은 이를 사회 문제로 받아들이고 교육과 직장 문화, 사회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한 누리꾼은 “1. 돈은 고사하고 사람 대우 안 해주는 직장 2. 힘든 직업에 대한 인식 3. 미쳐버린 경쟁사회 개선 4. 뭐 도전해보래놓고 실패해서 공백기 생기면 그것 때문에 또 취업 안 됨”이라고 해석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교육부터 바꿔야된다. 펜 잡는 직업만 최고라는 인식을 바꾸고 기술직도 좋은 일자리 라는 인식을 심어줘야 하고, 그에 맞춰 중소기업들의 열악한 근로 환경도 개선돼야 한다”고 했다.
이 밖에 “지금은 기본 스펙장벽이 생기고 즉시투입 인력을 원하는 분위기라 2030들은 못 버틸 거다. 개인주의도 강해져서 알려주지도 않는다”, “사람을 경쟁에만 매몰되게 만들어 진짜 중요한 자기의 꿈을 잊게 만드는 교육을 뜯어 고쳐야 한다” 등의 댓글이 많은 누리꾼의 공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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