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투자컨설팅업체 H사 라덕연 대표 등이 구속 기소된 가운데, 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가수 겸 배우 임창정 측이 사과 입장을 밝혔다.
MBC ‘PD수첩’은 지난 6일 방송에서 임씨 측이 보내온 서면 입장문을 공개했다.
임씨 측은 “(영상 속 임창정이) 라덕연씨에 대해 언급한 것은 자선 골프행사였다”면서 “라씨의 자산운용사에 자금을 맡겨 실제 수익을 거둔 분들이 많았다. 그들이 라덕연을 훌륭한 사업가이자 투자자라고 이야기했기에 임창정도 그런 줄만 알았다”고 했다.
이어 “임창정은 투자를 받은 엔터테인먼트사를 일으켜 세워야 하는 입장이었기에 라씨에게 잘 보이고도 싶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초대가수로 마이크를 넘겨받은 임창정이 분위기에 휩쓸려 라씨를 추켜세우는 과장된 발언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초대 가수의 입장에서 행사 주최 측에 대해 우호적인 발언을 하는 것이 통상적이기는 하지만, 임창정은 당시 과장된 발언을 한 것에 대해 후회하며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임씨는 지난해 12월 이번 사태와 관련된 투자자 모임에서 “아주 종교야. 너 잘하고 있어. 왜냐면 내 돈을 가져간 XX 대단한 거야”라고 말했다. 그러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믿습니다. 할렐루야”라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서울남부지검과 금융당국 합동수사팀은 지난달 26일 라 대표를 비롯해 고액투자자 모집책이었던 변모(40)씨, 프로골퍼 출신 안모(33)씨를 구속기소했다.
라씨 일당은 지난 2019년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H업체를 운영하면서 투자자를 모집하고, 시간과 가격을 정해두고 주식을 사고팔아 주가를 끌어올리는 통정매매 방식으로 8개 기업의 주가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주가조작으로 얻은 부당이득은 약 730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금융투자업으로 등록되지 않은 업체를 운영하면서 투자자 명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좌를 일임 받아 주식 투자를 이어가고, 수수료 명목으로 약 1944억원을 챙긴 혐의도 받는다. 이를 다른 법인의 매출로 가장하거나 차명계좌를 통해 세탁 및 은닉하려 한 혐의도 있다.
검찰은 임씨를 포함해 H사에 거액을 맡긴 이들에 대해서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7일 언론에 “임창정씨는 아직 조사하지 않았고 임씨 외에 주목할 만한 투자자는 모두 조사했다”면서 “자신의 차액결제거래(CFD) 계좌에서 실질적인 대출까지 일어나는 걸 모르고 엄청난 빚을 지는 안타까운 피해자도 있겠지만, 사실상 자신의 계좌를 완전히 일임하는 과정에서 투자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해왔단 점도 조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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