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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번호 알려드립니다”…이 사기, 왜 안 없어질까

, 이슈팀

입력 : 2023-06-13 16:05:07 수정 : 2023-06-13 16: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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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1등에 당첨될 수 있는 확률 높은 번호를 제공해드립니다. 만약 1년 내에 1등 혹은 2등에 당첨되지 않으면 환불해드립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기다. 로또번호는 예측이 불가능함에도 사기꾼들은 피해자들을 솔깃한 말로 꾀어낸다. “우리는 다르다. 만약 당첨이 안 되면 돈을 돌려준다”는 말에 피해자들은 지갑을 연다. 이 같은 사기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일확천금에 대한 욕망과 타인을 속여 돈을 벌려는 욕구가 뒤섞이면서 여전히 로또사기가 기승을 부린다.

사진=연합뉴스

13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자유게시판엔 지난달 7일부터 전날까지 인천에 있는 A 업체를 수사해 처벌해달라는 민원성 게시글과 댓글 등 100여건이 잇따라 올라왔다. 전날 게시판에 글을 쓴 한 네티즌은 “1년 전에 제가 ‘무료번호 받기’에 당첨됐다며 문자가 왔다. 제가 로또 1등에 당첨되어도 손색이 없다고 했다”며 “그런데 현재까지 1등은커녕 3등도 안 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그는 “업체는 돈만 받아먹고, 이제 1년4개월째인데 전화를 안 받는다”며 “답답하다”고 했다.

 

이 업체로부터 피해를 당한 이들은 업체가 당첨이 보장된 로또 번호를 미리 알려주겠다며 서비스 이용을 유도한 뒤 가입비를 받아 금품을 가로챘다고 주장했다. 로또번호를 제공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상대방을 속인 전형적인 형법상 사기 행위다.

 

경찰은 지난달 A 업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PC와 서류 등 증거물을 확보해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 수십명으로부터 고소장을 접수해 사건 관련자를 조사 중인 단계”라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A 업체와 같은 자칭 ‘로또분석’ 업체는 온라인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이 홍보하는 글에 적힌 번호나 대화방 링크 등을 통해 연락을 취해보면 이들은 포토샵 등으로 조작한 ‘빅데이터 국가기술자격증’ 사진을 송부하며 전문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이들이 제공하는 번호는 아무 의미가 없는 번호다. 로또번호는 무작위로 뽑는 것이기에 분석이 애초에 가능하지 않다. 실제 지난해 8월 경기북부경찰청은 2012년 7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복권 당첨번호 예측 서비스 사이트 92개를 운영하며 피해자 6만4104명으로부터 약 607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는 52명을 검거해 검찰로 넘겼다. 조사 결과 이들이 인공지능(AI) 분석을 통해 예측했다고 주장한 번호는 조직원 5명이 임의 조합한 번호에 불과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자본주의 사회에 비현실적인 일확천금은 있을 수 없다”며 “로또번호를 알려준다는 것 역시 말도 안 되는 사기”라고 했다.


이희진 기자 he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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