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할리우드 작가조합(WGA)과 배우·방송인노동조합(SAG-AFTRA)이 63년 만에 동반 파업에 돌입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 CBS방송 등 주요 외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트리밍 중심으로 방송 환경이 변화하며 대형 콘텐츠 기업들이 막대한 추가 이익을 거두는 가운데 작가와 배우들이 자신의 몫을 요구하며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배우조합의 수석협상가 던컨 크랩트리-아일랜드가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조합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도부 투표로 오늘 밤 12시(현지시간)부터 파업을 시작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고 선언했다. 영화·방송작가 1만1000여명이 소속된 작가조합은 이미 지난 5월2일부터 파업을 진행 중이다. 기존 작가파업에 배우조합까지 가세하며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의 영상 콘텐츠 생산이 사실상 멈추게 됐다.

앞서 지난달 7일 파업 여부를 결정하는 투표에서 배우조합 회원 98%는 찬성표를 던졌다. 배우조합은 지난 한 달여간 협상이 결렬될 경우 곧바로 파업한다는 계획으로 대기업 스튜디오를 대표하는 영화·TV제작자연맹(AMPTP)과 협상을 벌여 왔다. 이들은 스트리밍 시대 도래에 따른 재상영분배금(residual)과 기본급 인상을 요구했다.
인공지능(AI) 시대 배우들의 외모나 목소리가 무단으로 사용되는 것에 대한 대책 마련을 요구하기도 했다. 배우조합은 기자회견에서 연기자들이 사측에 유리한 제안서에 서명할 경우 하루 일당만 받고 동의나 보상 없이 회사가 AI를 통해 원하는 작업에서 그 이미지를 영원히 사용할 수 있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밀컨연구소는 이번 동반 파업이 신속하게 해결되지 않으면 40억달러(약 5조원)가 넘는 경제적 손해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