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2조 규모 ‘레드백’ 장갑차 호주 수출

현지매체 “獨 라인메탈 제쳐”

한화가 독일 방산업체 라인메탈을 제치고 호주 정부와 2조원 규모의 장갑차 공급 계약을 따내게 됐다고 오스트레일리안 등 호주 매체들이 26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트릭 콘로이 호주 군수산업부 장관은 이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에 전화를 걸어 보병전투장갑차 ‘레드백(사진)’ 129대를 제작하는 계약을 체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계약 규모는 24억호주달러(약 2조649억원) 상당이라고 매체는 덧붙였다.

이날 결과가 나오기 전만 해도 한화가 열세에 놓여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경쟁자인 라인메탈은 이미 브리즈번에서 또 다른 장갑차 ‘복서’를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특히 호주는 최근 독일 정부와 브리즈번에서 생산되는 복서 100대를 독일로 역수출하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입찰가도 라인메탈 측이 더 낮았다. 하지만 호주 정부는 성능 면에서 한화 레드백이 라인메탈의 ‘링스’ 장갑차보다 더 낫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는 2019년 9월 ‘랜드(LAND) 400 3단계 사업’을 발표하며 장갑차 보급 계획을 세웠고 레드백은 링스와 함께 최종 후보에 올랐다.

레드백은 한화가 K-21 장갑차를 기반으로 호주 지형에 맞춰 제작한 최신 보병전투장갑차이다. 적의 대전차 미사일 공격을 먼저 감지하고 무력화할 수 있는 ‘능동방어 시스템’을 갖췄다. 레드백의 원격사격통제체계가 호주 업체 일렉트로옵틱시스템스(EOS)의 것을 채택한 것도 이번 결과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1년 12월 호주와 K-9 자주포 수출 계약을 맺었으며 호주 질롱시 아발론 공항 내 최첨단 장갑차 생산시설(H-ACE)도 짓고 있다.

유태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