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기업이 운영하는 전자제품 마트에서 판매 직원이 컴퓨터에 대해 잘 모르는 중년남성에게 컴퓨터를 팔며 싼 제품과 바꿔치기한 정황이 포착돼 공분을 사고 있다.
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아버지가 ○○마트에서 사기를 당한 것 같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아버지가 지난달 29일 대형 전자제품 할인마트에서 삼성 노트북 전시 상품과 함께 오피스 제품 키를 같이 구매했다고 밝혔다.
이메일로 받기로 한 제품 키 번호가 오지 않자 A씨는 아버지와 함께 함께 매장에 다시 방문했다. 알고보니 키 번호는 이메일이 아니라 메신저로 보내졌고, 아버지가 착각한 것으로 마무리되는듯 했다.
A씨는 혹시 아버지가 놓친 정보가 있는지 확인하고자 직원에게 노트북에 대해 다시 설명을 해달라고 했다. 아버지가 산 제품은 i7 cpu에 램은 16기가, 저장 공간은 512gb로, A씨는 아버지가 문서작업하시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집에 와보니 문제가 있었다. 노트북 성능을 확인하고 제품명도 확인해봤지만 아버지가 구매했다고 알고 있는 제품과 실제로 가져온 제품이 달랐던 것.
박스에도 영수증에 쓰여 있는 제품과는 다른, 그 하위 버전의 모델명이 쓰여 있었다.

A씨가 곧바로 매장에 가서 항의하자, 노트북을 판 B씨는 처음에는 상위버전 모델명이 쓰인 박스가 없어서 다른 제품 박스에 넣은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내용물도 구매 영수증에 있는 것과 다르다는 걸 확인시키자 B씨는 “그럴 리 없는데요?”라고 재차 발뺌했다.
하지만 곧 “오류가 있었던 것 같다. 이럴 리가 없다. 뭔가 잘못됐다”면서 “원래 제품으로 받으려면 색상이 바뀔 것이고, 며칠 기다려야 하는데 괜찮냐?”고 물었다.
A씨는 “순간 내가 제대로 들은 건지 귀를 의심했다. 첫마디가 ‘죄송합니다’가 아니라 색이 달라질 수 있고, 며칠 기다려야 하는데 괜찮냐는 말이 나올 줄은 상상도 못 했다”고 황당해했다.
B씨는 여러 상품을 보여주다가 모델을 착각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러면서 본인도 그날 노트북을 샀는데 그 두 제품이 뒤바뀐 것 같다고 주장했다.
A씨는 “본인이 더 저렴한 제품을 사놓고 비싼 제품을 들고 갔다. 과연 본인이 두 개가 정말 헷갈린 게 맞는지 더욱 의심스러웠다”며 “우리 아버지가 잘 모르니까 제품을 몰래 바꿔치기하는 사기를 쳤다는 생각이 너무 들더라”고 밝혔다.
결국 B씨는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전시된 상품 대신 새 상품을 할인된 가격으로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A씨는 이미 믿음을 잃은 매장에서 구매하고 싶지 않아 전액 환불 받고 구매를 취소했다고 전했다.
A씨는 “처음에 아버지께서 큰 마트에서 그럴 리 없으시다며 오히려 저한테 화내지 말고 기분 나빠하지 말라고 하셨는데 나중에 물건이 바뀐 게 정말 맞다고 하니 말씀이 없어지셨다”면서 “그전에 계속 제가 온라인으로 사시라고 말씀드렸지만 큰 기업에 가서 사는 게 더 신뢰가 간다고 말씀 하셨어서 더 충격도 크셨을 거 같다”고 씁쓸해했다.
끝으로 A씨는 “○○마트 고객센터에 민원 넣은 상태다. 앞으로 이런 일 겪는 사람이 없길 바라는 마음에 먼저 글을 쓰게 됐다”고 덧붙였다.
누리꾼들은 “직원이 바꿔치기했네. 노인네 우습게 보다 걸린듯”, “한두 번 해 본 솜씨가 아니다”, “아버지가 노트북 산 날 직원이 하위 버전 구매해 바뀔 확률이 얼마나 될까? 이건 작정하고 사기 친 같다”, “○○마트 그 동안 많이 해먹었을 것 같다”, “아버지가 큰 맘 먹고 노트북 사려고 가신 건데 사기당한 게 제일 참을 수 없다” 등 공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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