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군사관학교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등의 흉상 이전 문제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홍범도 장군의 평전을 쓴 저자는 홍범도 장군의 소련 공산당 가입 이력을 문제 삼고 있는 국방부를 ‘역사에 대해 몰이해’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홍범도 장군 서거 80주년을 맞아 출간된 평전 ‘민족의 장군 홍범도’의 저자 이동순 작가(영남대 명예교수)는 28일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홍범도 장군이 공산주의자라는 말은 터무니없는 말”이라며 “당시 이념이나 이데올로기를 가질 만한 지적 바탕을 가지지 못 하셨다. 그런 쪽으로는 공부를 전혀 안 하셨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공산당 가입을 했던 이유 역시 소련에서 거주하면서 연금을 받기 위한 목적이 뿐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홍범도 장군은 소련 입국신고서에 직업 항목에 ‘의병장’이라고 썼고, 목적과 희망란에는 ‘고려독립’이라고 썼다.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오로지 조국의 독립만을 염원했다는 것이다.
홍범도 장군이 소련군 소속이었다는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 등의 주장에 대해서는 “자유시 사태 이후 소련이 남은 독립군들을 예우하는 차원에서 자신의 군대에 편입시켰다”며 “그러나 그것도 두 달 정도였고 바로 강제 전역을 시켜버렸다“고 말했다. 자신의 의사로 소련군에 입대한 것이 아니라 소련에 의해 독립군이 해산되고 카자흐스탄 지역으로 강제 이주된 기구한 삶을 살게 됐다는 것이다. 이어 “이런 굴곡진 역사를 이해하지 못하고 공산주의자 낙인을 찍는 것은 너무 한심하다”고 덧붙였다.
1937년 스탈린의 고려인 강제이주 정책에 따라 연해주에서 중앙아시아로 쫓겨난 홍범도 장군은 남은 생을 카자흐스탄 크즐오르다에서 고려극장 경비원과 정미소 일꾼으로 일했다. 이후 해방 이전인 1943년 75세의 나이로 작은 단칸방에서 숨을 거뒀다. 이후 박정희 대통령이 1962년 건국훈장을 수여했고 2021년 8월 유해가 카자스흐탄에서 고국으로 봉환돼 대전현충원에 안장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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