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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나 소나 교사, 막말 들어..” 똥기저귀 사건에 분노한 보육교사들 세종서 대규모 집회

입력 : 2023-09-21 08:00:00 수정 : 2023-09-20 17:4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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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에 “악성민원 대응 방안 마련" 등 요구
전국 17개 시도 어린이집 연합회원들이 20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어 교권보호 마련 등을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세종시의 한 어린이집 교사가 학부모로부터 변이 묻은 기저귀로 맞는 등 폭언과 부당한 요구, 무고, 갑질 피해를 당했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이에 분노한 전국 어린이집 교사들이 세종시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최근 일부 학부모들의 갑질 행태로 교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사회 문제시 된 가운데 어린이집 교사들은 보육 현장의 교권 침해에 분노하며 보건복지부를 향해 악성민원 대응 방안 마련 등을 요구했다.

 

전날인 20일 세종어린이집 연합회는 정부세종청사 보건복지부 앞 도로에서 주최측 추산 2500명이 참여한 집회를 진행했다.

 

집회에는 강원도와 제주도 등 17개 시·도에서 세종시로 모여든 원장·교사들이 참석했다. 주최 측은 집회 참여 인원을 2500명으로 신고했지만 실제 집회에 오는 인원은 3000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 단상에 오른 박모 보육교사는 “아이들을 만날 설렘과 기대감으로 하루를 시작하지만, 일부 학부모들의 이해할 수 없는 요구가 있다”며 “온갖 개인적인 요구와 지시로 일과 운영이 어려운 것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학부모의 갑질 대부분은 아이들 말만 듣고 아동 학대로 몰아가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이어 “교사를 의심하고 몰아붙이는 등 예의 없는 모욕적인 언사를 남발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보육교사들이 당한 갑질 사례도 폭로됐다.

 

한 보육교사는 “해당 부모에게서 ‘어린이집 교사들은 임용고사도 안 본 주제에 개나 소나 아무나 교사가 되니까, 자질이 없는 것이다’는 정말 모욕적이고 치욕적인 말들을 들었다”며 “이렇게 도를 넘었지만 보육교사의 권리를 존중 받는 근로환경과 대책은 없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아이들 하원 시 관찰경으로 몰래 지켜보는 학부모, 말없이 교실에 아무 때나 들어와 지켜보는 학부모, 문제가 생기면 어린이집 가만 안 두겠다고 협박하는 학부모 등이 있다”고도 했다.

 

육태유 세종시어린이집연합회장은 “학부모 똥기저귀 사건으로 교사 얼굴은 물론 옷에도 대변이 범벅됐고, 믿기지 않겠지만 바로 여기 세종시의 어린이집 교사에게 실제 벌어진 일”이라며 “(보육교사는) 대한민국 아이들의 첫 번째 선생님이자 두 번째 부모라는 사명감을 가졌지만, 생명을 위협 받는 직업으로 전락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교사의 교권 보호 방안이 담긴 영유아보육법 개정안 통과 △악성 민원 대응 가능 방안 마련 △교권 침해 현장 전수 조사 △보육교사 의견을 반영한 보육정책 수립 등 4가지를 촉구하며 “이런 내용을 보건복지부에 전달해 올해 국회에서 통과, 보육교사들이 법으로 당연히 보호 받게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편 ‘똥기저귀 사건’은 지난 10일 오후 4시30분쯤 한 병원 화장실에서 발생했다.

 

당시 어린이집 교사 A씨(50대)는 학부모를 만난 자리에서 변이 묻은 기저귀로 얼굴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학부모(40대)는 A씨가 자신의 아이를 학대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시 어린이집 교사 남편이라고 밝힌 B씨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막장 드라마의 김치 싸대기는 봤는데 현실에서 똥 싸대기를 볼 줄이야”라며 “아내 얼굴 반쪽이 똥으로 덮여 있는 사진을 봤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 초부터 어린이집에 지속적으로 폭언과 부당한 요구, 아동학대 무고 등 갑질하는 학부모로 인해 고통 는 아내를 보며, 퇴사를 강하게 권유했는데 결국은 이렇게 됐다”고 탄식했다.

 

그는 “아동학대로 어린이집의 CCTV를 경찰에서 조사하면 조사사항 외 미비한 사항이 추가적으로 나올까 봐 원장님들은 억울하지만 사과를 종용하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 생각된다”며 “아동학대는 경찰이 조사해 결과가 나오면 처벌 받겠다”고 했다.

 

A씨는 폭행을 당한 후 가족에 의해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해당 학부모를 상해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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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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