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찬 광복회장은 장제원 직격…"버스에 사람 동원, 선거 위해 현명하지 않아"
김무성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는 17일 "대통령, 권력자 주변에서 그 권력을 독점하고 향유한 사람들이 몸을 던져야 한다. 당을 위해서 희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비롯한 혁신위원들과의 비공개 면담에서 이같이 말했다고 기자들과 만나 전했다.
김 전 대표의 주장은 친윤(친윤석열) 핵심 인사들을 겨냥,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이 희생해야 한다'고 한 인 위원장의 요구와 비슷한 맥락으로 읽힌다.
이종찬 광복회장도 혁신위와의 비공개 면담 뒤 기자들과 만나 "이분(인 위원장)이 얘기한 것에 반발해서 버스에 사람 동원해 반대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선거를 위해 현명한 것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친윤 핵심으로 꼽히는 장제원 의원이 최근 자신의 지지 모임에 4천200여명이 버스 92대를 타고 모였다고 소개하며 "알량한 정치 인생 연장하면서 서울 가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을 두고 한 말이다.
이 회장은 또 '홍범도 장군 흉상 논란'에 대한 한 혁신위원의 질문에 "완전 평지풍파를 일으키는 일"이라며 "왜 안보를 한다면서 적을 자꾸 만드느냐. 이런 졸작은 만들지 말라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한편, 김 전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국정 운영 방향은 아주 잘 잡고, 잘하고 있는데 왜 지지율이 낮게 나오나, 그게 고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5년간 너무나 나라를 망쳐놓은 것을 (윤 대통령의) 임기가 5년이지만 실질적으로 일할 수 있는 기간은 2∼3년밖에 안 되기 때문에, 빨리 바로잡겠다는 급한 마음에 민주적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것이 국민에게 오만하게 보였다"고 진단했다.
김 전 대표는 "대통령과 권력이 국민에게 져주는 모습을 취해야 하고, 여당은 야당에 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전 대표는 인 위원장에게 "제일 중요한 건 정당 민주주의를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고, 정당 민주주의의 요체는 공천권을 국민한테 돌려드리는 것이다. 모든 문제는 거기서 나온다"고 조언했다.
이어 "이길 수 있는 선거를 공천 잘못해서 선거에 지고, 당은 분열되고, 이런 일을 4년마다 겪어왔다"며 "이번 혁신위는 정당 민주주의를 정착시킬 수 있는 상향식 공천에 초점을 맞춰 당에 권고하는 방향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새누리당 대표이던 2016년 총선에서 이른바 '진박(진짜 친박) 공천' 파동으로 민주당에 제1당을 내주고, 보수진영 분열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에 이르렀다는 게 김 전 대표의 인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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