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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중 울린 ‘Air Raid’ 문자에 대피 소동…70여건 ‘대남 전단’ 신고 [사건수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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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29 11:05:07 수정 : 2024-05-29 11: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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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해야 하나”…재난 문자에 한밤중 안부 전화 소동
경기 곳곳에서 ‘대남 전단’ 잔해 발견…경찰·소방에 신고
소방당국 4건·경찰 7건 발견…“현장 확인, 군부대 인계”

북한이 살포한 대남 전단(삐라)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잇따라 경기·강원 등에서 발견되면서 일대 주민들이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적의 공습을 뜻하는 ‘Air Raid’라는 영문 경고문자가 자정 가까운 시간에 발송되면서 공포감을 키웠다.

 

29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와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34분 경기도 일부 지역에 “북한 대남 전단 추정 미상 물체식별. 야외활동 자제 및 식별 시 군부대 신고. Air raid Preliminary warning [경기도]”라는 내용의 재난 문자가 발송됐다.

 

이후 소방당국과 경찰에 “재난 문자 내용이 사실이냐”며 불안감을 호소하는 문의가 이어졌다. 엑스(옛 트위터)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재난 문자를 캡처한 게시물이 올라왔고, 누리꾼들은 “자다가 깨서 미상 물체라는 단어를 보고 놀랐다”, “내용이 혼란스러우니 더 쉽고 간결하게 알려줘야 한다”고 반응했다.

 

시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동에 사는 박모(43)씨는 “학교 기숙사에 있던 아들이 ‘공습’ 경고문자를 받았다며 밤늦게 전화가 와 놀랐다”면서 “민감한 사안에 대처하는 건 맞지만 이렇게 재난 문자까지 보낼 일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앞서 군은 전방 지역에서 풍선 10여개가 남쪽으로 넘어오는 것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예고대로 오물이 봉투에 매달려 있었고 생화학 물질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북한은 이달 26일 국내 대북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에 맞대응하겠다며 “수많은 휴지장과 오물짝들이 국경 지역에 살포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실제로 경기남부경찰청에는 전날 오후 10시38분부터 이날 오전 7시12분까지 72건의 대남 전단 발견 신고가 들어왔다. 이 가운데 실제 대남 전단 추정 물체가 발견된 사례는 7건이며, 나머지 65건은 오인 신고였다.

 

발견 지역은 경기 평택 2건, 광주·광명·수원·용인·화성 각 1건씩이다.

 

대부분 흰색 풍선 안에 거름 또는 전선으로 추정되는 물건 등이 들어있었고, 풍선만 발견된 경우도 있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도 이날 오전 7시까지 대남 전단 등으로 추정된다는 50건의 신고를 접수했다. 이 중 4건은 실제 대남 전단이 발견된 사례였다.

 

28일 오후 11시1분쯤 동두천시 하봉암동 한 단독주택 마당에선 대남 전단으로 추정되는 물체를 봤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선 대남 전단 살포용으로 추정되는 풍선이 발견됐는데 내부에는 오물 등이 담겨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9일 오전 5시19분쯤에는 파주시 문발동 파주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부근에서, 오전 5시49분쯤에는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 한 아파트 인근에서 대남 전단을 발견했다는 119 신고가 각각 접수됐다.

 

이날 오전 7시3분쯤 평택시 진위면 사후동저수지 인근 나무에도 대남 전단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현장에 출동해 대남 전단 추정 물체를 확인한 뒤 인근 군부대에 이를 인계했다.


수원·용인·성남·화성·평택=오상도 기자 sdo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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