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페달 드라이빙’ 기능 시내 주행 유용
차세대 플랫폼 ‘얼티엄’ 적용 최초 모델
구글맵 기반 내비·비상등 버튼 등 불편

리릭(사진)은 가장 미국적인 럭셔리 브랜드라는 평가를 받는 캐딜락의 첫 전기차다. 전기차 특유의 구동 방식을 십분 활용한 주행 기능에 세단 같은 승차감, 유려한 디자인으로 새로운 대안을 제시했다.
1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경기 포천까지 왕복 약 90㎞를 시승했다.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리릭은 압도적인 덩치보다는 날렵한 디자인이 더 눈에 들어왔다. 리릭의 전장과 전폭, 전고는 4995㎜, 1980㎜, 1640㎜로 비슷한 차급의 전고보다 낮은 편이다. 전기차 특유의 곡선보다는 직선을 강조한 디자인에, 잠금을 해제할 때 운전자를 반겨주는 화려한 빛(코레오그래피 라이팅) 등 섬세함을 더했다.
운전석에 앉아 가속 페달을 밟자 즉각적으로 가속되면서도 노면의 진동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예상보다 부드러우면서도 세단에 가까운 안정적인 주행 질감이 전해졌다. 무게중심을 낮춘 배터리 배치와 차체 앞·뒤로 장착된 두 개의 모터로 50대 50에 가까운 전·후방 무게 배분을 완성했다는 설명이다. 최대 출력은 500마력, 토크는 62.2㎏·m이다.
고속 구간에 접어들어도 실내는 고요함을 유지했다. 주행 중 발생하는 차량의 소음을 분석하고 예측해 이를 상쇄하는 음파를 만드는 차세대 액티브 노이즈 캔슬레이션 등이 적용됐다.
특히 전기차 주행 경험을 끌어올리기 위한 장치가 인상적이었다. 업계 최초로 적용된 ‘가변형 리젠 온 디맨드’ 기능을 활용하면 발로 브레이크를 밟는 것보다 손으로 정교하게 제동을 할 수 있었다. 스티어링휠 뒤쪽에 달린 압력 감지 패들 스위치를 눌러 회생제동 정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별도의 ‘원 페달 드라이빙’ 기능을 켜면 회생제동 강도를 더욱 높일 수 있다. 이 두 기능을 잘 조합하면 특히 가다 서다를 자주 반복하는 시내 주행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을 듯하다.
리릭은 GM의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얼티엄’을 적용한 최초의 모델이다. 얼티엄 플랫폼을 통해 리릭은 4륜구동임에도 완전 충전 시 주행거리는 465㎞이며, DC 고속 충전도 지원해 약 10분의 충전 시간으로 약 120㎞까지 주행할 수 있다.
실내에는 일체형 33인치 커브드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가 적용됐다. 북미 모델에는 구글맵 기반의 내비게이션이 탑재됐지만 국내에서는 활용할 수 없어 운전자의 휴대폰을 연결해 사용할 수밖에 없다. 비상등 버튼이 천장에 가까운 위치에 달려 있는 것과 조수석의 글로브박스를 디스플레이 화면 조작으로 열어야 하는 점도 아쉬웠다.
국내에는 단일 트림으로 출시되며 판매 가격은 1억696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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