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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이 해외서 가져온 비아그라 먹고 눈이 침침... 영구 시력저하 온다고? [건강+]

입력 : 2024-07-22 06:00:00 수정 : 2024-07-21 21:5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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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동 순천향대 천안병원 안과 교수

PDE-5 억제 발기부전 치료제 지속 복용
망막·시신경 손상 등 안과 합병증 위험
두통·안면홍조 등 부작용 우려도 높아
고혈압·당뇨병 등 기저 질환자 ‘요주의’
“색각 이상·시력 저하 땐 복용 중단해야”

“발기부전 치료제 처방 후 발생하는 심각한 부작용은 빈도 자체가 위협적인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안과적 합병증이 동반될 경우, 특히 시야결손 발생 시 회복이 안 되고 유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장액성 망막박리(SRD), 망막정맥폐쇄(RVO), 허혈성 시신경병증(ION) 같은 합병증도 빈도는 낮지만, 영구적인 시력 저하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비만치료제와 함께 임의 복용이 많은 약물 중 하나다. 해외여행 중 구매하거나 선물을 받거나, 인터넷에 불법 유통되는 약물을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많은 약이 그러하듯 발기부전 치료제 역시 부작용을 간과할 수 없다는 점이다.

김훈동(사진) 순천향대 천안병원 안과 교수는 17일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수면 무호흡 증후군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합병증 발생 위험도가 더 높다”며 “비아그라 등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 후, 시력이 저하되거나, 색깔이 이상하게 보이는 경우에는 반드시 복용을 중단하고, 안과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다음은 김 교수와의 일문일답.

―발기부전 치료제의 안과적 합병증 발생 위험은.

“안과적 합병증이 아주 흔한 것은 아니다. 장액성 망막박리의 경우 1년간 1만명 중 3.8명, 망막정맥폐쇄는 1만명당 8.5명, 허혈성 시신경병증은 3.2명으로 나타났다. 미국에서 시행된 연구에서도 비아그라, 시알리스, 레비트라 등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 환자에서 장액성 망막박리, 망막정맥폐쇄, 허혈성 시신경병증 등의 발생 위험이 높았다고 보고됐다.”

―장액성 망막박리와 망막정맥폐쇄는 어떤 질병인가.

“장액성 망막박리는 망막 아래 물이 차는 질환이며, 망막정맥폐쇄는 망막 정맥 혈관이 막히거나 파열돼 망막출혈이 발생하고 망막 조직이 손상되는 질환이다. 허혈성 시신경병증은 혈액 공급 저하로 인한 시신경 손상을 의미한다.”

―발기부전 치료제가 왜 안과 합병증을 불러오나.

“먼저 발기부전 치료제의 작용 기전을 알아야 한다. 발기부전 치료제의 대표주자인 비아그라 성분은 실데나필 시트르산염이다. 실데나필은 포스포디에스테라아제(PDE)-5 억제제 역할을 한다. PDE-5는 성적 자극 시 분비돼 증가하는 cGMP를 분해하는 효소다. PDE-5 억제제 사용 시 발기부전 상태가 지속되는 것이다. 비아그라를 비롯한 대부분의 발기부전 치료제는 PDE-5 억제제다.”

―PDE-5 억제제가 영향을 주는 것인가.

“망막의 광수용체(시세포)에는 cGMP의 농도를 조절하는 PDE-6 효소가 있다. 비아그라의 PDE-5 억제 성분이 망막의 PDE-6 활성에도 영향을 줘서 빛 에너지가 신경 전달 신호로 전환하는 과정을 방해하기 때문에 시력 저하, 시야 결손, 색각 이상, 광과민성 등의 합병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발기부전 치료제의 PDE-5가 음경 해면체뿐만 아니라, 전신과 안구 주변의 혈관 평활근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안과 외에 다른 부작용은.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 두통과 안면 홍조가 있다. 두통은 복용 환자의 16∼46%, 안면 홍조는 10% 정도의 환자에서 나타난다. 그 외에 소화불량, 허리 통증 등도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동맥확장 작용으로 인한 과도한 혈압 하강을 겪을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이 안과 합병증 위험이 더 크나.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수면 무호흡 증후군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합병증 발생 위험도가 더 높다. 따라서 이런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발기부전 치료제 복용에 신중해야 한다. 한꺼번에 여러 알을 복용할 경우 안과적 합병증은 더 심하게 나타난다.”

―안과합병증의 국내 사례가 많나.

“국내 논문으로 보고된 환자 중에 비아그라 복용 이후 색각 이상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다. 비아그라 8알을 한 번에 과다 복용한 환자가 사물이 푸르게 보인다는 증상을 호소했고, 시야검사상 중심 시야 결손이 있었다. 한 환자는 30알을 한꺼번에 복용한 후 색 구분이 전혀 되지 않는 전체 색각 이상과 시야검사상 중심 암점이 생겼다. 복용 중단 후 색각 이상은 호전됐지만 중심 암점은 남았다. 제 환자 중에도 외국 여행 중 다량의 비아그라를 한꺼번에 복용해 시력 저하, 시야 결손, 색각 이상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 사례가 있다.”

 

―1회 복용은 괜찮지 않나.

“망막에서 발생하는 전기적 신호를 측정해 망막의 기능을 평가하는 망막전위도라는 검사 방법이 있다. 비아그라를 1회 복용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망막전위도 검사를 시행해 보니, 실제 망막 혈관에 이상이 동반되지 않고 망막출혈이 나타나지 않더라도 망막전위도상 전기 신호가 저하되는 결과를 보였다. 비아그라 1회 복용만으로도 일시적이고 가역적인 망막 기능 저하가 측정됐으므로, 발기부전 치료제를 장기간 지속적으로 복용할 경우 망막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비아그라가 다른 질병 치료에도 쓰이는데.

“비아그라는 현재 폐동맥고혈압 치료제로도 흔히 처방된다. 폐동맥고혈압은 심장에서 폐로 들어가는 혈관인 폐동맥이 좁아지고, 폐동맥의 압력이 올라가는 희귀난치성 질환이다. 폐동맥고혈압으로 인해 심부전, 간비대, 말초부종 등이 나타나며, 심한 경우 호흡곤란이 나타나고, 사망에도 이를 수도 있다. 비아그라는 또 폐동맥을 확장하고 폐부종을 경감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고산병 치료제로도 사용된다. 이외에도 손가락, 발가락, 코, 귀 등 소동맥 혹은 말초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하면서 온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레이노 증후군 치료에도 사용된다. 말초 조직이 일반인보다 과도하게 차갑게 돼 심한 통증도 유발된다. 레이노 증후군에서도 cGMP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비아그라와 같은 발기부전 치료제가 모세혈관의 혈류량을 늘리는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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