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배터리 넘어 에너지 사업 확장… 2028년 매출 2배로”

출범 이후 첫 ‘기업 비전’ 발표

에너지 종합 솔루션 제공자 변신
배터리 구독 경제 패러다임 구축
AI 데이터 서버 신규 고객 개척
美 ESS배터리 점유율 1위 목표
非전기차 확대 포트폴리오 마련
김동명 사장 “업계 리더 위상 고수”

“우리는 앞으로 ‘에너지로 세상을 깨우다(Empower Every Possibility)’라는 비전 아래 모든 가능성을 사업화해 나가고자 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배터리 제조업에 머무르지 않고 ‘에너지 순환 비즈니스’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입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7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전사 구성원을 대상으로 비전 공유회를 열고 새 기업 비전과 중장기 전략을 발표했다. 또 이를 통해 2028년까지 매출을 2배 이상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사장이 7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 비전과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제공

LG에너지솔루션이 기업 비전을 발표한 것은 2020년 출범 후 처음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중국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 확대 등으로 인한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고, 앞으로 시장 변화에 부침 없는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한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LG에너지솔루션은 에너지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종합 솔루션 제공자(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우리가 가진 배터리 진단·관리 기술을 바탕으로 배터리 구독 경제의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궁극적으로 에너지 생태계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새로운 비전을 바탕으로 2028년까지 2023년(33조7455억원) 대비 매출을 2배 이상 끌어올리고,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세액 공제를 제외하고도 10% 중반의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를 달성해 안정적인 수익성과 현금 창출 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한 중장기 전략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도심항공교통(UAM) 등 비(非)전기차 사업 확대로 균형 있는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 △리튬인산철(LFP)·고전압 미드니켈(Mid-Ni)·46시리즈 등 제품 및 고객 포트폴리오 다양화 △배터리 데이터 기반 서비스(BaaS), 신재생 에너지 관련 서비스(EaaS) 등 소프트웨어·서비스 영역 사업 기반 확보 △전고체·건식전극 공정 등 차세대 전지 기술리더십 강화 4가지다. ESS 사업 비중을 높이고, UAM과 선박, 로봇 등 신사업을 발굴하며, 배터리관리시스템(BMS)과 BaaS 등을 통해 배터리 리스·렌털·재활용 등 다양한 서비스 사업을 확대하는 등의 실행방안이 제시됐다.

핵심 사업별 전략도 마련했다. 전기차 배터리는 2028년까지 고전압 미드니켈 파우치형 제품, 건식전극 공정 활용 LFP 제품 등을 통해 차별화하고, 2030년에는 지역?고객별 맞춤형 대응으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한다. 소형전지는 모빌리티 환경에 최적화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46(지름 46㎜) 시리즈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전동공구?청소기?BBU(배터리 백업 장치) 등 고출력 제품과 인공지능(AI) 데이터 서버 등 신규 고객을 개척한다. ESS는 2025년 미국 양산을 시작하는 등 2028년 미국 ESS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장기 전략과 비전 달성을 위해 △성장 △도전 △실행 △협업 4가지 핵심가치를 강조했다. 구성원이 새로운 시각과 방식으로 도전하고 성장하며, 방향성이 정해졌다면 끈기 있게 추진할 수 있는 실행의 조직문화를 만들겠다는 의미다.

김 사장은 “우리는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왔고 앞으로도 업계 리더로서 위상을 지켜낼 것”이라며 “수많은 가능성에 도전하며 눈부신 성과를 만들어온 우리의 성공 DNA를 바탕으로 더 많은 사업 기회를 만들어 시장을 압도하는 기술리더십을 갖춰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진경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