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민원인에게 시달리는 공무원이 잇따르자 ‘안심번호 서비스’를 도입하는 지방자치단체가 늘고 있다. 퇴근 이후 또는 주말에 개인 휴대전화로 걸려오는 무분별한 민원에 노출돼 골머리를 앓는 공무원의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26일 경북도에 따르면 공무원의 개인 휴대전화 번호 노출 없이 사무실 일반 전화번호로 민원인과 소통 가능한 안심번호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관심을 보이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안심번호는 개인번호 노출 없이 사생활 침해를 막을 수 있는 서비스다. 휴대전화 앱 설치만으로 외근이나 재택근무 때 사무실 번호로 통화와 문자 수신 또는 발신이 가능하다.
업무시간을 설정해 두면 원하는 시간에만 전화를 받을 수 있고, 업무 외에 걸려 오는 전화는 ‘지금은 업무가 종료돼 전화를 받을 수 없다’는 안내 멘트가 송출된다.
이 같은 장점이 알려지면서 최근 경산·포항시와 고령·성주군 등의 지자체가 잇따라 안심번호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 경북교육청도 올해부터 교원안심번호 서비스를 도내 모든 학교로 확대 시행했다.
공무원들은 안심번호 서비스 도입에 대한 만족도가 대체로 높다는 데 입을 모았다. 경산시 관계자는 “안심번호 서비스 도입으로 개인 정보 노출 걱정 없이 민원인과 원활한 소통이 가능해 안심하고 시정 업무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면서 “외근이나 출장 등으로 부재중일 때도 급한 민원을 처리할 수 있어 행정서비스 만족도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경북교육청 관계자는 “개인번호 노출에 따른 부담을 앉고 있었는데 안심번호 도입으로 사생활 보호 걱정을 덜게 됐다”면서 “일과 생활의 분리가 가능해지면서 업무 집중도는 더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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