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씨, 과거 “시스템 등 잘 몰라” 해명
수백억원 규모의 자동차 리스 보증금을 고객에게 돌려주지 않고 잠적한 개그맨 등 리스회사 일당이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A 중고 자동차 판매 회사 유모 대표와 개그맨 이동윤씨 등 40명을 사기 등 혐의로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5일 밝혔다. 이들은 피해자 797명으로부터 받은 보증금 249억원을 돌려주지 않고 잠적한 혐의를 받는다.
개그맨 출신 딜러 이씨를 직원으로 고용한 A사는 그를 일명 ‘얼굴마담’으로 내세운 뒤, 차량 대금의 30~40%를 보증금으로 내면 월 납부액의 절반가량을 지원해준다고 홍보했다. 또 보증금의 70~80%는 계약 만료 시 반환하겠다는 조건도 내걸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직급별로 수수료를 차등 지급하며 신규 고객의 보증금으로 기존 고객들의 원금을 돌려막는 ‘폰지 사기’(돌려막기, 다단계 금융 사기) 방식을 사용했다. 편취한 보증금은 기존 고객들에게 내어주는 식으로 사용돼 기소 전 몰수 조치가 어려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A사는 2010년 설립된 중고차 판매 업체로, 전국 각지에 지점을 둔 대형 업체다. 2017년부터 소유 자동차를 고객이 매월 일정 금액만 내면 계약 기간에 빌려 탈 수 있도록 하는 오토리스 사업을 병행해왔다. 이 과정에서 이씨를 전면으로 내세우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이씨는 KBS 개그 프로그램 ‘개그콘서트’ 폐지 후 가족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중고차 딜러가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20년 5월부터 해당 업체 모델이자 딜러로 활동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해당 사건이 알려지자 “저 또한 답답하고 죽을 것 같은 심정”이라며 “저를 믿고 계약해 주신 분들께 너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이어 “개그맨으로만 오랫동안 활동해 회사 시스템이나 차량에 대해서는 잘 몰랐다”며 “그동안은 지급 정지 같은 게 없었기 때문에 회사의 이런 판매 방식이 사기라는 생각을 아예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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