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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가 새 둥지여’…94% 완공된 한화 새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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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5-01-09 14:09:18 수정 : 2025-01-09 1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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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저 야구 잘 하것지, 안그려?”

 

대전 중구 충무로네거리에서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던 한 일행이 대전 신구장을 바라보며 대화를 나눴다. 베이스볼드림파크(가칭)에 설치된 국내 야구장 최대(가로 33, 세로 18m) 크기인 전광판은 350m 떨어진 이 곳에서도 훤하게 보일 정도로 화려한 영상을 쏟아내고 있었다. 낙후된 구도심 한가운데 우뚝 서서 유독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이 곳은 2025시즌 창단 40주년을 맞는 독수리군단의 새 둥지다.

입구 정면에서 바라본 그라운드 모습. 좌측에 설치된 전광판과 우측 몬스터월, 또 주황색 파울 폴대가 특징이다. 대전=정필재 기자

대전 중구 부사동에 연면적 5만8594㎡ 규모로 들어서는 한화 신구장은 7일 94% 완공됐다. 대전시 관계자는 “큰 공사는 대부분 끝났고 이제 내부 인테리어와 조경 작업을 남겨두고 있다”며 “3월초까지 모든 작업을 마무리하고 3월6일 개장식을 가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한화 선수단은 전지훈련에서 돌아온 뒤 3월2일 새 구장을 밟고 시설 등을 점검하게 된다.

 

2만7석을 자랑하는 이 곳을 짓기 위해 대전시가 1438억원, 한화가 486억원, 국비 150억원을 썼다. 새 구장에만 2074억원이 투자된 것이다.

1루 응원단장석 앞 시야. 홈팀응원석인 1루는 원정 응원석보다 1600좌석 많고, 응원단장석도 1.5배 넓다. 대전=정필재 기자

포수 뒤편에 마련된 입구에 들어서니 경기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한화생명이글스 포수석에서 보문산이 보였다면, 새구장은 백제군 식량을 저장했던 요충지 식장산을 배경으로 뒀다. 

 

신구장 펜스는 기존 야구장과 다르게 둥근 형태가 아닌 비대칭 오각형 모양으로 설치됐다. 좌측은 99m지만 우측은 95m로 4m가 짧다. 그렇다고 우월홈런이 많이 나올 것 같지는 않다. 우익수 뒤에 8m 높이(가로 35m) ‘몬스터월’이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 관계자는 “몬스터월로 좌우 홈런 비거리를 맞춘 것”이라며 “이 외에는 홈런성 타구를 낚아채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도록 최저규정인 2.4m 높이 펜스를 적용했다”고 말했다. 또 노란색인 일반 구장 파울 폴대가 이 곳에서는 한화 상징인 주황색이다.

관중석 4층에서 바라본 경기장. 안전난간이 투명하게 설치됐다. 대전=정필재 기자

홈구장인 만큼 한화가 유리한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설치한 시설도 눈길을 끌었다. 몬스터월 옆에 설치된 불펜은 국내 최초로 복층형 구조다. 한화는 마운드까지 동선이 더 짧은 1층을, 원정팀은 1층보다 좁은 2층을 사용한다. 응원석은 홈팀을 위해 마련된 1루석이 1600자리 더 많고, 응원단장석도 1루쪽이 1.5배 더 넓다. 대전시 관계자는 “전광판이 좌측에 설치된 것 역시 홈팬들이 경기 정보를 더 편하게 볼 수 있게 하기 위한 것”이라며 “원정팬은 몬스터월을 통해 경기 상황을 확인하면 된다”고 말했다.

관중석 4층 3루쪽에 마련된 세계최초 야구장 인피니티풀. 길이 15, 폭 5m, 깊이 1.5m인 이 곳에서 수영 등 물놀이와 함께 경기를 볼 수 있다. 대전=정필재 기자

지상 4층, 지하 2층 규모의 신구장에는 다양한 콘셉트 좌석이 마련될 예정이다. 4층 3루측 끝에는 세계최초로 인피니티풀이 설치됐다. 폭 5m 깊이 1.5m 길이 15m 크기 풀장에서 경기장을 내려다볼 수 있다. 이 시설 옆엔 캠핑존이 마련될 예정이다. 대전시와 한화는 이곳에서 1박을 할 수 있는 시설로 꾸밀 예정인데 텐트를 칠 수 있게 하거나 카라반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형태를 놓고 대화 중이다. 이밖에 4층 일반석 앞에 안전난간을 투명하게 설치해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것도 팬을 위한 배려다. 포수 뒤 4층 앞자리에서는 경기장이 한눈에 들어왔다. 이 곳이 경기를 집중해서 보기 가장 좋은 좌석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3층에는 귀빈석과 스카이박스, 구단 사무실 등이 마련되고 2층에는 시설관리를 위한 중앙통제센터와 기자실, 방송부스 등이 인테리어 공사를 앞두고 있다. 주자장은 지하 1220대, 지상 459대를 포함해 모두 1679대 규모로 설치될 예정이다.

우익수 뒤쪽에 몬스터월 공사가 한창이다. 몬스터월에서는 경기 정보는 물론 경기 상황과 어울리는 다양한 콘텐츠 및 광고 등이 노출될 예정이다. 대전=정필재 기자

선수들을 위한 시설도 눈에 띈다. 조명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캔자스시티 홈구장인 카우프만 스타디움처럼 바 형태로 얇고 길게 적용됐다. 경기장을 한바퀴 두른 이 조명덕에 선수들은 야간경기에서 그림자는 물론 뜬 공 위치를 파악하는 데 조명탑 영향을 덜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화는 10개 구단 체제가 꾸려진 10년 간 595승30무815패를 기록했다. 10년 간 승률은 0.422에 불과하며 9위 롯데(625승25무753패)와 64.5경기 차이 날 정도로 압도적인 최하위다. 2024 시즌에도 한화는 선수 영입에 242억원을 쓰고도 1년 전(76패)과 비교해 4번 덜 졌을 정도로 처참한 성적을 냈다. 그럼에도 한화는 2025시즌을 앞두고 130억원을 추가로 투입했다. 한화가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이유는 명확하다. 이런 꼴찌팀을 위해 ‘최강한화’를 외치는 팬들 때문이다. 지난 시즌 팀은 꼴찌싸움을 벌였지만 한화팬은 71경기 중 47경기(66.2%) 매진을 만들 정도로 열렬히 응원했다. 창단 40주년을 맞은 이글스가 새 구장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한화는 3월28일 이 곳에서 KT를 상대로 홈 개막전을 갖는다.

마운드에 올라선 투수가 타석을 바라보는 시야. 대전시 관계자는 “관중석과 거리가 짧아 열렬한 응원한 원정팀 투수의 기세를 꺾어 놓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전=정필재 기자

한편 1966년 ‘공설운동장’으로 불렸던 한화생명 이글스파크는 새로운 시설로 변신한다. 대전시 관계자는 “1루쪽엔 배드민턴 코트가, 3루쪽엔 펜신전용경기장으로 바뀔 예정”이라며 “외야 관중석은 주차장으로 쓰이고 나머지는 사회인야구단이 활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대전시민, 또 한화팬에게 수많은 추억을 남긴 이곳은 기억 한화 역사를 이어받을 신구장에 물려주게 된다. 새로운 구장에서는 이글스가 더 많은 이들에게 더 좋은 추억과 더 높은 꿈을 선물하길 바라본다.


대전=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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