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하지 않으면 박테리아 서식…위생 문제 발생 우려
#.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바쁜 아침, 간편하게 아침 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전자레인지를 사용하기로 했다. 냉장고에 있던 삶은 달걀을 꺼내 전자레인지에 넣고 1분간 데우기 시작했다. 곧이어 전자레인지가 멈추자 김씨는 문을 열었고, 그 순간 달걀이 터지며 뜨거운 내용물이 튀어 얼굴에 화상을 입고 말았다. 이 사건 이후 김씨는 전자레인지 사용법에 대해 더 알아보았다. 그는 “삶은 달걀과 같은 밀폐된 음식은 내부 압력이 올라가 터질 위험이 있어 전자레인지로 가열하면 안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며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때는 반드시 전용 용기를 사용하고, 음식 표면에 포크나 칼로 구멍을 내어 증기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도 배웠다”고 전했다.
전자레인지는 음식을 빠르고 간편하게 가열할 수 있는 현대적 조리기구다. 하지만 부주의한 사용으로 예상치 못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전자레인지로 데우면 안 되는 음식과 안전하게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우선 달걀은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내부 압력이 급격히 상승해 폭발할 위험이 있다. 전자레인지의 마이크로파는 달걀 속 수분을 빠르게 가열해 기체로 변환시키고, 이로 인해 내부 압력이 높아져 껍질이 터질 수 있다. 폭발은 전자레인지 내부뿐 아니라 꺼낸 후에도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브로콜리, 피망, 녹색 잎채소 등은 전자레인지 가열로 비타민C가 파괴될 수 있다. 이 채소들은 생으로 섭취하는 것이 영양소를 최대한 유지하는 방법이다.
조리된 고기를 전자레인지에 재가열하면 맛과 질감이 변질된다. 특히 닭고기는 지방 산화로 화학구조가 변화하며, 재가열 시 수분 증발로 질감이 거칠어지고 풍미가 떨어질 수 있다.
영국 에버테이던디대 연구에 따르면 전자레인지로 해동한 칠면조 고기는 냉장고에서 해동한 것보다 유해세균 수치가 두 배 이상 높아졌다.
배달 음식 용기를 전자레인지에 넣는 것은 환경호르몬에 노출될 위험이 있다. 용기의 재질을 확인해 PS, PET 등 플라스틱은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전자레인지 사용 가능 표시가 있는 용기를 사용하는 게 좋다.
컵라면을 전자레인지에 조리하는 경우 용기 재질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은박지는 전자파를 반사해 스파크와 화재를 유발할 수 있으며, 스티로폼 용기는 녹아 유해 물질이 음식에 스며들 수 있다. 안전을 위해 내용물을 일반 그릇에 옮겨 조리하는 것이 좋다.
전자레인지를 청소하지 않으면 박테리아가 서식하며 위생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국제 학술지 Frontiers in Microbiology에 따르면 가정용 전자레인지에서 급성 폐렴 원인균인 클렙시엘라와 패혈증 원인균 등이 검출된 바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정기적인 청소가 필요하다.
그릇에 물을 받고 구연산 한 스푼을 넣어 전자레인지를 2~4분간 가열한 후 내부를 닦는다. 구연산은 냄새 제거와 살균 효과가 뛰어나다.
물과 레몬 껍질을 담아 2~3분간 가열한 뒤, 내부를 닦아준다. 레몬즙을 활용하면 냄새 제거에 더욱 효과적이다.
소주를 수세미에 묻혀 내부를 닦거나 분무기로 뿌리면 알코올 성분이 냄새를 제거한다. 물과 베이킹소다를 섞어 4분간 가열하면 딱딱하게 굳은 음식물도 쉽게 제거할 수 있다. 이후 문 손잡이와 제어판까지 꼼꼼히 닦아준다.
전문가들은 "전자레인지 사용 시 적절한 음식 재가열과 관리법을 준수하면 더 안전하고 건강한 생활을 즐길 수 있다"고 말한다. 올바른 사용법과 청소를 통해 전자레인지를 깨끗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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