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해 지구촌에 겨울철 기상이변이 이어지는 가운데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가 27일(현지시간) 아침 기온이 영상권으로 오르며 111년 만의 따뜻한 기온을 기록했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 포보스 기상센터의 선임 기상학자 예브게니 티시코베츠는 이날 모스크바 기온이 오전 5시 3.3도, 오전 6시 3.5도까지 상승했다고 밝혔다. 그는 “모스크바에서 이런 날씨는 111년 만에 처음”이라고 말했다. 모스크바에서는 1914년 1월 27일 아침 기온이 3.0도를 기록한 바 있다. 기상학자 티시코베츠는 “27일 낮 기온은 4∼6도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모스크바의 1월 마지막 주는 4월 날씨로 시작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기상청의 기상학자 로만 빌판드는 타스 통신에 이달 말까지 모스크바의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27∼31일 날씨가 정말 기록적으로 따뜻할 것”이라며 낮 기온은 4∼6도, 밤 기온은 0도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빌판드는 올해 1월이 역대 가장 더운 1월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이상고온으로 러시아의 전통 행사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로이터 통신은 올해 러시아 정교회 주현절 행사가 따뜻한 날씨로 방해받았다고 전했다. 정교회에서 매년 1월 19일은 아기 예수의 세례를 기념하는 주현절이다. 러시아 정교회 신자 중 상당수는 주현절에 추위를 무릅쓰고 얼음물에 몸을 담그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따뜻한 날씨로 얼음이 얇게 얼어 강이나 호수에 몸을 담그기 위해 구멍을 뚫으면 위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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