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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나무다리 선 쌍둥이…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

입력 : 2025-02-02 21:10:00 수정 : 2025-02-02 20: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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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프로농구 ‘공동 2위’ 조상현·조동현 감독

형 조상현의 LG, 연패 딛고 7연승
동생의 현대모비스는 상승세 ‘주춤’
지금까지 상대전적에선 형이 앞서
봄농구 진출 두고 두 차례 혈투 예고

‘프로 첫 쌍둥이 형제 사령탑 맞대결이 성사된다.’

남자프로농구 2022∼2023시즌 개막을 앞뒀을 당시 큰 화젯거리 중 하나다. 남자대표팀을 잠시 맡았던 조상현 감독이 창원 LG 새 사령탑으로 부임한 데 이어, 울산 현대모비스 수석코치였던 조동현 감독이 유재학 전 감독으로부터 지휘봉을 물려받았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벌써 3번째 시즌을 맞이했지만 두 형제 감독의 자존심 대결은 여전히 치열하다. 특히 중반을 넘어서 후반부로 향해 가고 있는 2024∼2025시즌에는 LG와 현대모비스가 나란히 21승13패로 공동 2위에 올라 흥미진진하다. 선수시절부터 세간의 비교 대상이 됐던 쌍둥이 스타 감독의 진검승부가 이번 시즌 제대로 펼쳐지는 모양새다.

 

프로농구 LG 조상현 감독(왼쪽)과 현대모비스 조동현 감독이 지난 2022∼2023시즌 쌍둥이 형제 사령탑 맞대결을 마친 뒤 악수하고 있다. KBL 제공

1976년생인 조상현·동현 형제는 초등학교 시절 농구를 시작한 뒤 줄곧 ‘일란성 쌍둥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었다. 대전고에서 두각을 나타낸 형제는 1995년 나란히 연세대에 진학해 농구대잔치 흥행에 일조하며 팬들을 사로잡았다.

형제의 대결은 프로 무대에 진출한 1999년부터 본격 시작됐다. 그때 이후 두 사람은 지금까지 한 번도 한솥밥을 먹은 적이 없다. 현역 시절 플레이 스타일도 확연하게 달랐다. 형 조상현은 폭발적인 3점슛을 앞세운 화려한 공격형 선수였다. 반면 조동현은 상대를 괴롭히는 뛰어난 수비력으로 묵묵히 궂은일을 도맡았다.

그래도 감독 자리 선배는 동생이었다. 조동현 감독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부산 KT(현 수원 KT)를 지휘했다. 다만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다시 스승 유재학 감독 아래서 코치로 절차탁마한 뒤 그 자리를 물려받았다. 조상현 감독은 동생보다 4년 늦게 감독이 돼 LG를 이끌었다. 우리나라 첫 프로 쌍둥이 사령탑이 탄생하게 된 순간이다.

이후 두 시즌에서 형제 모두 팀을 플레이오프로 이끌며 순항했지만 그래도 형이 조금 앞서나가는 모습이었다. 조상현 감독의 LG는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 모두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데 비해 조동현 감독의 현대모비스는 각각 4위와 6위에 그쳤다. 두 시즌 맞대결 성적도 4승2패씩으로 조상현 감독이 우위였다.

 

2024∼2025시즌 들어선 역전 양상이 펼쳐졌다. 올스타 휴식기 전까지 현대모비스는 서울 SK와 2강 체제를 이루며 강세를 이어갔고, LG는 시즌 초반 8연패에 빠지는 등 고전했다. 하지만 최근 기세는 반대다. 전열을 정비한 LG가 조금씩 순위를 끌어올리더니 최근 7연승의 매서운 상승세 속에 2위 자리까지 치고 올라왔다. 이와 대조적으로 현대모비스는 최근 6경기에서 4연패 포함 1승5패의 부진한 모습으로 선두 SK와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그 결과 쌍둥이 형제 감독은 같은 순위에 자리하게 됐다.

 

진짜 승부는 지금부터다. LG와 현대모비스 모두 정규리그 20경기씩을 남겨둔 데다 두 차례 맞붙는다.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이 높은 만큼 봄 농구 격돌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다. 또한 정규리그 순위가 같을 경우에는 맞대결 전적이 순위를 가르기에 남은 두 차례 대결은 그 어느 시즌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번 시즌에는 조동현 감독의 현대모비스가 상대전적에서 3승1패로 앞서 있다.

최근 팀이 부진한 조동현 감독은 “화려하고 공격적인 것도 좋지만 팀이 단단해지기 위해서는 선수들이 무엇이 기초가 되는지를 인지해줬으면 좋겠다”며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승부에 임하겠다는 자세다. 상승세를 탄 조상현 감독은 “지금 2~3경기만 흔들려도 6위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라 매 경기 집중하겠다”며 앞만 보고 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용준 선임기자 eidy01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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