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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갑 딱정벌레 날개구조서 영감”…몸에서 녹는 혈관 스텐트 개발

입력 : 2025-02-10 15:21:19 수정 : 2025-02-10 15:2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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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학교 연구진이 철갑 딱정벌레의 겉날개 구조를 모사해 몸에서 녹으면서 높은 강도와 유연성을 지닌 혈관 스텐트 개발에 성공해 생체 삽입형 의료기기 분야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10일 전북대에 따르면 생체재료&메카노 바이올로지 연구실 서일원 박사(기계설계공학부 박사후연구원)와 김진우 박사(바이오나노시스템공학과)가 생체 분해성 마그네슘 합금 기반의 혁신적인 스텐트 구조를 개발했다.

 

철갑 딱정벌레 겉날개 구조를 모사해 몸에서 녹으면서 높은 강도와 유연성을 지닌 혈관 스텐트 개발에 성공한 전북대 생체재료&메카노 바이올로지 연구실 서일원 박사(기계설계공학부 박사후연구원·왼쪽)와 김진우 박사(바이오나노시스템공학과). 전북대 제공

스텐트는 관상동맥질환 치료에 사용되는 고위험 의료기기다. 기존 금속 스텐트는 낮은 유연성과 구조적 약점으로 인해 혈관 손상이나 부작용 위험이 있고, 체내에 영구적으로 남는 한계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자연 분해되는 마그네슘 합금 스텐트 개발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나, 기계적 물성과 유연성이 낮아 굴곡진 혈관 조직에서 구조적 파손, 또는 일부 부품의 분리로 인한 부작용 위험이 여전히 존재한다.

 

연구팀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북미 서부 참나무 숲에 서식하는 ‘악마의 철갑 딱정벌레’의 겉날개에서 영감을 얻었다. 이 딱정벌레는 날지는 못하지만, 단단한 키틴질 껍질과 1대 1.8의 황금 비율로 배열된 독특한 겉날개 구조를 지녀 높은 강도와 유연성을 동시에 지닌다. 연구진은 딱정벌레의 겉날개 관절 구조를 스텐트 설계에 적용하고, 유한요소해석을 통해 기존 스텐트의 단점을 보완했다.

 

연구 결과, 새로운 스텐트는 기존 제품에 비해 응력 집중이 최대 57% 감소하고, 혈류를 균일하게 분산시켜 혈관 내 압력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성공했다. 이는 자연 모사 기술을 활용한 생체 삽입형 의료기기 설계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연구팀은 향후 전북대가 보유한 중재적 메카노바이오기술 융합연구센터와 협력해 혁신 의료기기의 비임상 실증 연구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 기술은 생체 역학적 특성이 우수한 다양한 중재 의료기기 설계에 활용될 전망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아 박찬희 교수 지도로 진행됐으며, 연구 결과는 금속공학 분야 세계 최고 학술지인 ‘저널 오브 마그네슘 앤 얼로이즈(Journal of Magnesium and Alloys)’ 온라인에 게재됐다.


전주=김동욱 기자 kdw763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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